[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대장동, 부동산 불로소득의 마지막 파티

곽상도와 윤석열을 넘어, 개발방식의 전면 전환 계기가 돼야

대장동 개발사업이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 노릇을 하고 있다.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이 지시하듯 국민의 힘과 조중동 등의 언론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비리몸통으로 이재명 지사를 엮으려 했던 것이 대장동 사태의 초기 국면이었다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했으며 퇴직시에 퇴직금 겸 성과급 겸 산재위로금(?)으로 무려 50억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장동 사태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 중이다.

거기에 더해 이젠 윤석열 전 총장의 부친 소유 연희동 자택을 2019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의 누나이자 천화동인의 주주인 여성이 구입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거래가 이뤄질 당시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가장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였다. 점입가경이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이슈의 블랙홀이 된 대장동 개발사업이란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제공 :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대장동 택지개발사업에 구 시가지(원도심)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결합된 2개의 사업으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에 5,903세대의 공동주택 등을 신축하기 위한 920,467㎡(약 278,440평)의 택지를 개발하고 이와 연계하여 구 시가지에 위치한 수정구 신흥동의 구 제1공단 56,022㎡(약 16,946평)부지를 공원화하는 1조 5,000억원 규모의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기구하기 짝이 없다. 2005년 LH가 공영개발사업을 확정지었다가,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신영수 전 국회의원의 압력 등으로 민간개발로 바뀌었다가, 이재명 지사가 2010년 6월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공영개발로 다시 바뀐다.

그 후에도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성남시의회 다수당이던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대장동 개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결사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은 난항을 겪다 통과됐다.

한편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영개발이 아닌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었는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조 5천억짜리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자금력과 조직과 개발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지분 50%+1주)와 하나은행컨소시엄(50%-1주)이 공동출자해서 만든 성남의뜰(SPC이자 PFV)이 시행했는데, 성남의뜰은 법인세법상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여서 직원을 둘 수 없는 바 자산관리 및 수탁업무를 수행할 자산관리회사(AMC)를 둬야했고 그 회사가 바로 문제의 화천대유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은 간난신고 끝에 추진됐고 결과적으로 성남시는 5,503억원(성남도시개발공사 배당 1,822억원+공원조성비 2,761억원+북측 터널공사비 920억원의 합계, 배당률 57.7%)을 이익으로 가져갔고,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577억원)와 SK증권(3,463억원, 정확히 말하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가 실질적 배당권자)은 4,040억원(배당률 42.3%)를 가져갔다. 여기까지가 대장동 민관합동개발사업의 대략적인 개요와 흐름이다.

성남시 분당구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제공 : 뉴스1

개발이익 환수의 두 가지 트랙

판도라의 상자가 된 대장동에서 곽상도, 박영수, 윤석열에 이어 어떤 이름이 더 등장할지는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건 부패와 비리 관련 범죄는 철저히 수사해 지위고하와 신분을 막론하고 엄벌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곽상도와 박영수와 윤석열에게만 집중해서는 곤란하다. 대장동 사태의 표면은 부패카르텔의 부동산 불로소득 파티이지만, 이면은 그걸 가능케 한 개발방식이기 때문이다. 대장동은 그나마 성남시가 1조원에 달하는 개발이익 가운데 절반이상을 공적으로 환수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천대유 등은 4천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가져갔다.

대장동에는 고작 5,903세대가 들어갔다. 대장동은 도시개발사업치곤 아담한(?) 사이즈였던 것이다. 그런데도 1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개발이익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대장동에 입주한 시민들은 각 세대당 8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민간개발업자들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한 셈이다. 그리고 대부분 무주택자들이었을 입주민들이 민간업체에 지급한 보조금 중 상당액은 부패카르텔의 불로소득 파티에 사용된다.

대장동은 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야 함을 가르쳐준다. 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야 부패카르텔의 불로소득 파티장으로 전락한 개발사업을 국민의 품으로 가져올 수 있고, 사회가 만든 토지가치를 주권자들이 공유할 수 있다.

개발사업시 발생하는 개발이익 환수는 두 개의 트랙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먼저 공영개발은 법 등을 개정해서 공공이 수용·조성한 토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말고 공공이 소유한 채 민간에 임대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을 취해야 한다. 토지 매입비용은 공공이 채권을 발행하면 경향적으로 상승하는 임대료로 채권의 원리금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이를 임대해 시장 가치에 가까운 임대료를 계속 받는다면 토지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거의 온전히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고, 개발에 따른 토지불로소득을 부패카르텔들이 손도 댈 수 없게 된다.

물론 공공이 수용·조성한 토지를 민간에 감정가에 매각하고 거기서 나오는 개발이익을 공익목적으로 사용하는 공영개발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민간매각방식의 공영개발은 토지 매각 후 불로소득의 발생과 이를 노린 투기의 창궐을 막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어 공영개발의 메인으로 채택하는 건 곤란하다.

한편 민간개발의 경우는 현재 25%내외에 머물고 있는 개발부담금의 실질부담률을 대거 상향해야 한다. 개발에 참여하는 민간이 투입비용을 제한 적정이윤만 가져가게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용도전환 등을 통해 폭증하는 개발이익은 토지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거의 전적으로 사회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대장동 이전의 한국사회와 이후의 한국사회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이 부패카르텔의 불로소득 파티로 기능하는 걸 차단하고 국민 모두에게 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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