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칼럼] ‘갯마을차차차’에 나온 구강작열증후군, 왜 생기는 병인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갯마을차차차’ 9회에 ‘구강작열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질환이 등장했습니다. 새 엄마 이명신(우미화)이 “병원에 갔었는데 구강작열증후군이래”라고 말하자, 윤혜진(신민아)은 “혹시 열감도 있으세요? 입이 화끈화끈거린다거나”라고 물어봅니다.

여기서 언급된 ‘구강작열증후군’은 이름대로 혀나 입안에 작열감(타는 듯한 통증이나 화끈거림)이나 저린 증상 등 이상한 감각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병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고 고령의 여성, 특히 폐경기 이후에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갯마을 차차차' 9회에서 새엄마 우미화와 대화 나누는 신민아. 2021.09.25ⓒ사진 = tvN '갯마을 차차차' 9회 방송화면 갈무리

구강작열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 중 입안에서 침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입 뿐만 아니라 눈도 건조하고 피로하며 피부도 건조해지는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쇼그렌증후군(눈과 입이 마르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또 류마티스관절염 등 질환, 불안과 우울 등 심리적 요소, 보철물이나 틀니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도 침 분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외에도 혈압약이나 신경과 약 부작용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케이스 리포트에 따르면 약을 복용하고 적게는 6일 이후부터 길게는 1년 후에 구강작열증후군이 발생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약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약을 복용한 이후 증상이 생겼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혀는 ‘심(心)의 싹’이라고 하여 심장에 속한 기관으로 보았습니다. 심장 외에는 비(脾, 지라), 간(肝), 신(腎, 신장)의 3가지 경맥이 혀와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신(腎)의 진액은 혀 끝에서 나와 오장(五藏)에 퍼지는데 심이 이것을 주관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구강작열증후군이 침 분비와 연관이 있는 점과 고령과 갱년기 이후에 증상이 많아지는 양상을 고려해보면, 신장의 기능과 연관이 많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구강작열증후군이 오면 입이 말라 수시로 물을 마시게 된다 (자료 그림)ⓒ사진 =pixabay

구강작열증후군은 작열감과 입의 건조 등 열(熱)때문에 생기는 증상이 주증상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심장에 열이 있으면 입맛이 쓰고 헌 데가 생긴다’고 하였으며, 그 외 여러 장부의 열로 인해 입안에 증상이 생기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열증에는 ‘실열(實熱)’과 ‘허열(虛熱)’이 있는데, 실열의 경우에는 심장과 간 등의 열과 연관성이 높습니다. 허열은 신장 음허(陰虛, 몸에 체액이 부족한 것)와 연관성이 높습니다. 허열로 인한 질환 중 음허화동(陰虛火動)은 몸에 음기(陰氣)가 부족해 허열(虛熱)이 뜨면서 얼굴과 상체쪽에 열이 나는 증상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신장 음기가 부족해져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11년 발표된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의 임상적 특징 및 음허증 평가’라는 논문에 따르면, 구강 작열감의 불편한 정도와 음허 측정 설문지 총점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런 환자에게는 자음강화(滋陰降火, 부족한 음기를 보충해주고 위로 뜬 화기를 내려주는 것) 치료 방법이 좋습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혀에 ‘7정(七情)’의 기가 몰려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한의학에서 ‘7정’이란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驚恐)의 7가지 감정을 말하는 것으로 심리적인 요인과 연관이 깊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2013년 일본에서 이 질환과 관련해 양약을 복용하다 효과가 없어 한약 치료를 받은 39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평균 약 2년 동안 증상을 가지고 있었고, 한약 치료를 하기 전 평균 1년 1개월 동안 양약 복용을 하였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연구 대상의 59%는 한약 치료를 받은 이후에 50% 이상, 10%는 20% 이상 증상 호전이 있었습니다. 다만 12명은 한약 복용에도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료 시작 이후 평균 8주부터 증상 개선이 있었다고 하니, 한방 치료를 받는다면 단기간에 효과를 내려고 하기 보다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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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봉천한의원 원장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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