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조선일보가 주도한 통일과나눔의 이상한 주식 처분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라는 단체가 있다. 조선일보가 주도해서 2015년에 만들어진 재단법인이다. 그런데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통일과 나눔’ 감사보고서를 보니, 깜짝 놀랄 부분이 있다. 2019년에 주식처분손실이 무려 1,668억 원이나 됐다.

통일과나눔 운영성과표ⓒ국세청

자산의 절반이 주식처분손실로 날아가

주식을 처분하기 전 '통일과 나눔'의 자산총액이 3,125억 원이었으니까, 자산의 절반 이상이 주식처분손실로 날아간 셈이다.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대규모 손실이 났을까? 주식회사도 아닌 재단법인에서 말이다. 궁금해서 사실관계를 알아봤다.

2015년 조선일보는 회사 차원의 홍보를 통해 ‘통일 나눔 펀드’ 모금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5월 26일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 설립된다. 설립 당시 출연자 명단에는 조선일보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홍보와 모금은 조선일보가 주도했다. 이사장도 조선일보 대표이사 출신인 안병훈씨가 많았다(중앙일보 안혜리 기자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2015년 8월에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2,000억 원 대의 주식을 '통일과 나눔'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조선일보 기사로 크게 보도됐다. 기사에 의하면 이준용 명예회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부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2015년 8월에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2,000억 원 대의 주식을 '통일과 나눔'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조선일보 기사로 크게 보도됐다.ⓒ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쳐

실제 주식기부는 1년 후인 2016년 10월 14일에 이뤄졌다. '통일과 나눔'은 이준용 명예회장으로부터 대림코퍼레이션(지금은 ㈜대림으로 명칭변경) 주식 32.65%를 기부받았다. 당시에 주식가치 평가액은 2,868억 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를 받은 금액이다.

참고로 대림코퍼레이션은 비상장기업으로 대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기업이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나머지 주식지분은 이해욱 회장이 52.3%를 보유하고 있는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62.3%에 달한다. 대림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회사인 것이다.

안병훈씨 등 재단 이사들은 3년동안 뭘 했길래?

그런데 2019년 9월 '통일과 나눔'은 이준용 명예회장으로부터 기부받았던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을 1,668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면서 처분한 것이다. 즉 2,868억 원으로 평가됐던 주식지분을 1,200억 원에 처분한 것이다.

재단법인 통일과나눔 홈페이지ⓒ재단법인 통일과나눔 홈페이지 캡쳐

주식을 매수한 주체는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라는 펀드이다. 매각과정과 관련해서 ‘통일과 나눔’은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서 입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처분한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통일과 나눔’측은 ‘증여세 문제로 2019년 10월까지 처분해야 했다’라고 한다. 상속세및증여세법상 10% 이상의 주식지분을 기부받은 경우에 3년 이내에 처분하지 않으면 증여세를 많이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증여세 이슈는 2019년에 새롭게 등장한 문제가 아니었다. 2016년에 이준용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기부받을 당시부터 존재했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3년 동안 뭘 하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처분한 것일까?

재단법인 이사회는 이런 문제를 알고도 3년 동안 무엇을 한 것일까? 특히 조선일보 출신인 안병훈 이사장은 도대체 3년 동안 무엇을 한 것일까? 이런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필자는 작년에 이 문제를 인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문제의 진상을 계속 조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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