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진보] 기승전 ‘탈원전 탓’, 결국은 원전 살리기 운동

전기료 인상이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억지 주장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뜻한다. 요즘 보수진영의 기승전탈원전 탓하기를 보면 지록위마가 떠오른다. 정부가 4분기 전기료 인상을 발표하자 보수진영은 탈원전 정책 청구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팩트체크부터 해보자. 전기료 변동 요인은 연료비 상승 때문이다. 10월부터 전기료가 오른다. kWh당 3원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1050원정도 오를 전망이다. ‘4분기 연료비 단가가 석탄, 유가 상승으로 급등’했다는 것이 한전의 설명이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1.09.23. hⓒ뉴시스

8년 만에 전기료 ‘인상’이라는 것도 어폐가 있다.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전기료 조정이 이제야 시작된 것이라고 봐야 맞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료 현실화를 위해 연료비 변동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로 올해 초 도입되었다. 올해 1분기는 국제유가와 LNG 가격이 모두 하락세여서 요금이 인하됐다. 지난 2분기, 3분기 국제 연료비가 상승했지만 코로나 위기와 물가 상승 우려로 전기료를 1분기 인하된 상태로 동결시켰고 이번 4분기 들어 정상적으로 반영했을 뿐이다. 1분기 kWh당 -3원을 적용했던 것을 4분기 들어 0원으로 조정한 것이다. 오히려 2, 3분기 연료비가 상승했는데도 전기료를 동결해 연료비 연동제가 무슨 소용이냐는 비판이 거셌다. 8년 만에 전기료가 ‘인상’되었다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탈원전 때문에 전기요금 오른다?
연료비 연동제로 내렸던 요금 제자리로 왔을 뿐
원전 가동률은 오히려 상승 추세

전기료 조정은 국제 연료비 변동이 1차 원인이고, ‘연료비 연동제’가 이제야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보수진영은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고 부르짖고 있다. 조선일보는 ‘8년 만의 전기료 인상, 탈원전 정책 아래선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사설을 내기도 했고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발언이나 대변인 논평으로 ‘전기 요금 인상이 탈원전 청구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진행된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이 위축시키고 다른 에너지를 늘렸으니 전기료가 인상된 것이라는 게 주요 논리다. 이들 주장이 맞으려면 원전 가동 비율이 실제로 줄었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원전 가동률은 상승추세다. 전체 전력 중 원전으로 만들어지는 발전량은 2019년 25.9%에서 2020년 29%로 상승했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외면하고 무조건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보수진영은 이번 4분기 전기료 조정을 계기로 ‘원전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미흡한 탈원전 정책 실행을 빌미로 탈원전 정책 취지마저 부정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노후 원전으로 1983년에 만들어져 원전의 수명인 30년이 되는 2013년에 이미 문을 닫았어야 했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억지로 더 운영을 해왔던 게 문제다. 월성 1호기 폐쇄는 조기 폐쇄가 아니라 아주 위험한 연장 운영 마무리인 것이다. 여기에 경제성 조작 논란을 만들어 탈원전 정책을 정쟁의 도구로 탈바꿈시키는 질 나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 지금 기승전탈원전 탓하기를 하는 보수진영이다. 원전이 친환경이라는 것도 거짓말이다. 폐쇄된 월성원전 부지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식 발표했다. 원전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방사성 물질 누출 문제도 그렇고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안도 없는 상황에서 원자력은 대안에너지도 친환경 에너지도 값싼 에너지도 될 수 없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1~4호기가 보이고 있다.(자료사진)ⓒ김철수 기자

5일부터 산업부의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에너지 정책 전환, 전기료 인상, 탈원전이 정치공방 중 일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료 인상이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거짓 왜곡 선동을 누가 하는지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억지를 부린다고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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