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공정화법’ 만지작거리는 국회, 이용자 수수료 낮아질까

IT업계 “국내 플랫폼 죽이기” vs 소상공인 “플랫폼 특성 반영 부족”

자료사진ⓒ뉴시스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을 겨냥한 '플랫폼 국정감사'를 치른 국회가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공정화법을 두고 IT업계에서는 "국산 플랫폼 죽이기"라며 반발하는 반면, 소상공인과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며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플랫폼 시장을 통제할 '게임의 룰'이 어떤 내용을 담을지 주목된다.

플랫폼 공정화법이 이용수수료를 낮추는 방법

현재 국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1월 국회에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해 총 8건의 '플랫폼 공정화법'이 계류 중이다.

여야 모두 이번 국감을 마친 뒤 플랫폼 공정화법의 입법 추진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여야는 플랫폼 기업을 집중 겨냥한 이번 국감을 통해 여론의 동력을 얻어 입법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발의된 법안들 모두 플랫폼 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금지하는 등 큰 부분에서 다르지 않다. 공정위가 제출한 법안을 보면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에 관한 필수기재사항을 계약서에 기재 의무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불공정 거래 행위 금지 조항을 신설 △위반행위 시 공정위 조사 근거 마련 및 서면실태조사 의무화 등이 주요 골자다.

우선 그동안 플랫폼 이용업체에 '깜깜이'로 운영되던 검색 노출 기준 등을 플랫폼과 이용업체간 계약서에 반드시 설명하도록 규정한 것이 눈에 띈다. 이용업체들이 플랫폼 검색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검색 기준에 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한 것이다.

이용업체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조건 등을 불공정 거래 행위로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공정위가 조사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 '갑질'로 지적받아온 과도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에는 공정위가 플랫폼 기업들의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각 플랫폼 업체의 이용 수수료가 시장에 공개된다. 업계 점유율을 놓고 경쟁 중인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업체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적정한 수수료 수준을 맞추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이용업체 간 상생협약을 맺을 경우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는 근거조항도 법안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업이 스스로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같은 간접적인 접근 방식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시장독점하고 있는 유럽, 미국과 달리 플랫폼 간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이와 관련,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대응의 방식과 정도는 각 나라의 시장상황과 경쟁구도에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보다 우리는 아주 강한 정도의 대응은 아직은 이르지 않는가라고 생각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10.05.ⓒ뉴시스

"국내 플랫폼 죽이기" 반발하는 IT업계...공정위 "외국 플랫폼도 적용대상"

플랫폼 공정화법을 두고 IT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기존에 있는 공정거래법 등의 개정으로도 충분한데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법안을 신설하면서 규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자칫 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플랫폼은 기존에 있는 전자상거래법, 대형유통업법 등 다른 법률을 통해 이미 규제를 받는 상황"이라며 "법이 없기 때문에 갑질이라는 건 오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 공정화법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소상공인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플랫폼 시장의 상황을 고려않은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외국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데 플랫폼 공정화법으로 국내 플랫폼을 역차별하는 효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사가 국내 서비스를 장악하면 끝인데 국내 플랫폼만 죽이자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업계의 주장과는 달리 기존 법만으로는 플랫폼을 규제하기에는 애매한 경우가 많다. 기존의 '대규모유통업법'은 거래상 우월한 지위의 남용을 규제해 소위 '갑질'을 금지한다. 해당 법에서 '갑'이 우월한 지위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전속성'과 '계속성'이다. 전속성은 을의 전체 매출 중 갑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 70%이상 차지한다면 전속성이 있다고 본다. 계속성은 갑과 을의 계약이 1년 이상돼 을의 영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기준을 플랫폼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한 이용업자가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속성을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경우에 따라 아예 일정한 서비스 제공기간을 명시하지 않는 플랫폼도 있어 연속성의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기에도 애매하다.

이 같은 사정이 온라인 플랫폼을 특정한 공정화법이 추진되는 배경이다.

국내 플랫폼에만 법 적용이 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법의 적용 대상을 국내 뿐 아니라 외국 플랫폼까지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을 보면 적용대상을 '국내 이용자와 국내 소비자를 중개하는 플랫폼 중개거래'라고 정해두고 있다. 플랫폼의 국적과 상관 없이 국내에서 운영된다면 모두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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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플랫폼 특성에 대한 고민 아직 부족"

반면 전문가들은 현재 나온 법안은 플랫폼 특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법안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공정행위는 대부분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 등 기존 법의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발의된 정부안을 보면 △플랫폼 이용업체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플랫폼 이용업체의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해석과 판단의 절차가 필요한 부분이다.

반면 최근 미국 하원의회에서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법을 보면 플랫폼이 이용업체의 상품보다 플랫폼의 PB(자체브랜드) 상품으로 이동하기 쉽도록 하는 등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불공정 행위를 구체적인 유형으로 정리해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입법 즉시 실효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기보다 구체적으로 금지행위를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의 서치원 변호사는 "오프라인에서 문제가 된 불공정행위를 가져오다시피해서 온라인 플랫폼에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도설계가 미흡하다"면서 "이런 부분의 보완이 입법과정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플랫폼이 소비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문제는 이번 법안에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아닌 플랫폼을 이용한 정보는 플랫폼 기업만이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소비는 이용업체들의 상품에 의해 이뤄지는만큼 이용업체도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 변호사는 "몇시간에 얼마나 배달했는지 알아야 이용업체에서도 영업에 대한 준비가 가능할텐데 지금은 그냥 플랫폼 주문에 따라 자판기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당사자인 소상공인들은 하루빨리 입법이 성사돼 플랫폼 시장을 규제할 수 있는 법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법이 하루빨리 법이 제정돼서 소상공인에게 아무런 보호막이 없는 상태를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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