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층 정신건강 적신호, 실효성 떨어지는 정부 대책

최근 2년 간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 중 공개된 자료 중 정신질환 진료현황 및 자살률을 보면 유독 청년층에서만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전체 연령에서 24.2% 증가한 반면 20대는 69.1%나 상승했고,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 모든 분야에서도 2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자살률도 마찬가지다. 2020년 자살·자해 시도자 응급실 내원 현황에 따르면, 2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2배 수준인 데다가, 20대 사망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도 51%나 된다.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유일하게 20대에서 극단적인 선택·자해 시도 건수와 사망자 수 모두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의 원인을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코로나가 사라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우울증을 불러오기는 했어도 해결되지 않은 채 차곡차곡 쌓여진 구조적인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높은 실업률과 불안정 노동은 빈곤의 악순환을 불러왔고, 과열된 경쟁과 성과만능주의는 청년들에게 열패감을 안겨주었으며, 자산격차와 부모찬스는 불신과 절망감을 확산시켰다. 아무리 ‘노오력’을 해도 ‘무능력자’, ‘패배자’, ‘청년백수’, ‘이생망’의 이름으로 불리는 현실, 그 속에서 청년들이 받은 과중한 스트레스는 결국 정신건강을 위협하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상황이 심각해진 지난 1월, 정부는 ‘제2차 정신건강복지 기본계획’을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에 국가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월엔 교육부가 대학 내 상담센터를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고, 8월엔 청년특별대책 중 하나로 월 18만원씩 최장 3개월간 상담지원을 약속했다. 2022년 1만5,000명의 청년에게 혜택이 주어진다고도 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62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정신질환진료를 받았고, 대학의 상담센터는 신청자에 비해 상담역량이 적어 수개월 대기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는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간 몇 번의 대책을 냈음에도 오히려 청년자살률이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실태파악이나 지원규모책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정작 핵심적인 원인들을 모두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통계들이 증명하고 있듯이 현재 청년들이 놓인 사회경제적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청년들을 정신적·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문제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교육, 주거, 자산, 소득 등 종합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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