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착각’ 17년동안 파키스타인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한 미국

2002년 2월 6일,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한 감금자가 심문을 받기 위해 끌려가고 있다.ⓒ사진=뉴시스/AP

편집자주:쿠바에 있는 미국의 관타나모만 해군기지 안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2년 설립된 이후 주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 잡은 사람들을 감금하는 데 쓰였다. 미국이 적법한 절차 없이 납치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체포된 이들을 비공개적으로 이송해 와 가둔 후 잔혹한 고문을 하며 심문한 것이 알려지면서 악명을 떨치게 된 관타나모 수용소. 바이든 정권은 향후 4년 이내에 이곳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버락 오바마는 취임하면서 1년 이내에 이 곳을 폐쇄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아직도 39명이 구금돼 있다. 얼마 전 석방 허가를 받은 구금자의 소식을 전한 미들이스트아이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Guantanamo Bay:Victim of mistaken identity to be released, says lawyer

미국 상원이 이미 6년 전에 테러리스트로 오인해 실수로 가뒀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파키스탄의 아흐메드 랍바니(52). 그가 2004년 감금된 후 17년 만에 미국의 악명 높은 관타나모 수용소으로부터 석방 허가를 받았다고 그의 변호사 클리브 스태포드 스미스가 미들이스트아이에 지난 9일 알렸다.

파키스탄 출신의 로힝야-버마족인 랍바니는 33살이던 2002년에 파키스탄 당국에게 체포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암흑 수용소’로 세계의 비난을 받던 코발트 수용소로 이송됐다. 미국은 그를 540일 넘게 고문하며 심문하다가 관타나모 수용소로 그를 옮겼다.

2014년, CIA의 심문에 관한 미국 상원 보고서에는 CIA가 랍바니를 하산 굴이라는 알카에다의 고위급 대원으로 착각해 그를 감금했다고 명시돼 있다. 굴은 라바니가 코발트 수용소에 있을 때 이미 같은 곳으로 잡혀왔으나 오래지 않아 풀려나서 파키스탄으로 되돌아간 후 알카에다 활동을 지속하다가 2012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랍바니를 풀어주지 않았다.

지금도 아직 기뻐할 때는 아니라고 스미스 변호사가 강조한다. 지난 16년간 랍바니의 석방을 위해 뛴 스미스는 “석방 허가가 났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석방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자신이 변호하는 관타나모 수감자 중 하나가 그에게 호텔 캘리포니아의 한 소절을 흥얼거린다고 했다. 바로 “당신은 언제든지 체크아웃을 할 수 있지만, 떠날 수는 없을 것에요”하는 대목이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이미 10여 년 전에 석방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도 감금된 사람이 4명이나 있다.

2004년, 미군에게 모욕적인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하는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의 수감자들의 사진이 공개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한 수감자가 불편한 자세로 수갑이 채워진 채 종이 상자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고문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는 2006년 페쇄됐으나, 2009년에 '바그다드 중앙교도소'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문을 열었다.ⓒ사진=뉴시스/AP

2014년의 미 상원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완전한 암흑인 방에 랍바니를 가두고, 잠을 재우지 않기 위해 항상 시끄러운 음악을 틀며, 스페인 종교재판 당시 고안된 고문인 ‘스트랩파도(strappado)’롤 자행해 한쪽 손만 쇠고랑을 채워 매달아놨다고 한다.

랍바니의 18살된 아들 자와드는 아버지가 끌려간지 6개월만에 태어나 한번도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다. 자와드는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 내가 의지할 수 있고 나를 이끌어줄 사람이 드디어 생긴다”며 감격했다.

바이든 정권은 올해 초 4년 이내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관타나모 군 수용소에 관한 공식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현재 39명이 구금돼 있다. 그 중에서 석방 허가를 이미 받은 구금자가 10명이다. 아흐메드 랍바니의 형인 압둘 랍바니와 또 다른 파키스탄인으로 미국이 태국에서 납치한 사이풀라 파라차도 지난 5월에 석방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풀려나지 못했다.

랍바니 형제를 포함한 10명에게 석방 허가를 내준 것은 오바마 정권 때 만들어진 ‘정기검토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미국의 6대 정보기관을 대표하는 6인으로 구성되며, 만장일치로 “미국이나 동맹국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석방 허가를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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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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