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홍준표·유승민 공세에 “이런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 없어지는 게 나아”

홍준표 “오만방자”, 유승민 “뵈는 게 없나”, 원희룡 “분명한 실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0.13.ⓒ뉴시스 / 제주도사진기자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을 향한 경쟁 후보들의 공세에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입장을 내고 윤 전 총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발언은 13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열린 윤석열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정치판에 들어오니까 이건 여당이 따로 없고 야당이 따로 없다"며 "(제가) 정치하기 전에는 '제대로 법을 집행하려고 하다가 참 핍박받는, 정말 훌륭한 검사'라고 하던 우리 당의 선배들이 제가 (국민의힘에) 오고, 정치에 발을 디디니 핍박이 의혹으로 바뀐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손잡고 거기 프레임으로 나를 공격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여야가 따로 없이 이렇게 (공격) 하지만 저는 끄떡없다. 2년을 털려도 이렇게 뭐가 안 나오지 않나"라며 "다른 후보는 겁이 안 나니까 안 털었는데 (내가 아닌 다른 후보가) 이제 우리 당 후보가 된다면 그건 일주일도 안 걸린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경쟁 후보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불만도 토로했다. 그는 "고발사주 (의혹을) 가지고 대장동 사건에 비유하며, 이재명과 유동규의 관계가 저와 (손준성 전 수사)정보정책관의 관계라는 식으로 하는데 이게 도대체 야당의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 이런 사람들이 정권교체하겠나"라며 "우리 당도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는 것은 둘째 문제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의 제주 지역 공약 중 하나인 '오픈 카지노' 공약을 두고서는 "여기를 라스베이거스로 만든다는 분이 있다"며 "이런 무책임한 사이다, 건설업자나 좋아하는 이런 식의 공약을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 당에서 대통령 하겠다고 나와서 여기저기 폭탄을 던지고 다닌다"고도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또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이 정권이 넘어갔겠으며,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저렇게 박살이 났겠나"라며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또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와서 같은 당 후보를 민주당 프레임으로 공격하는지, 저 개인은 얼마든지 싸움을 하면 이겨낼 자신이 있지만 참 당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희룡·유승민·홍준표·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13.ⓒ뉴시스 / 제주도사진기자회

경쟁 후보들은 곧바로 반발했다.

홍 의원은 1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참 오만방자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들어온 지 석 달 밖에 안 된 사람이 뭐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 해체해야 한다? 나는 이 당을 26년간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이다. 그간 온갖 설화도 그냥 넘어갔지만 이건 넘어가기 어렵다"며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넉 달 된 초임 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이 정치 입문 넉 달 만에 대통령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없이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없기도 하다"며 "내 여태 검찰 후배라고 조심스레 다뤘지만 다음 토론 때는 혹독한 검증을 해야겠다.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뭐가 두려워서 등 뒤에서 칼을 꽂나"라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떳떳하면 TV토론에서 사람 눈을 보고 당당하게 말하라"며 "무서워서 손바닥에 '王'자 쓰고 나와도 버벅거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재명을 이기겠나. 붙으면 탈탈 털려서 발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일주일만 털면 다 나온다? 특수부 검사다운 말버릇"이라며 "걸핏하면 '털어서 뭐 나온 게 있나'라고 하는데, 10원짜리 하나 안 받았다던 장모는 나랏돈 빼먹은 죄로 구속됐었고, 부인과 장모의 주가조작 의혹, 본인의 고발사주 의혹, 윤우진 사건 거짓말 의혹, 화천대유 김만배가 부친 집 사준 의혹 등등은 무엇인가"라고 윤 전 총장의 의혹을 직접 거론했다.

유 전 의원은 "본인 약점이나 신경 쓰고, 무서우면 '천공스승님 정법 영상'이나 보고 오라"며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라고 일갈했다.

유 전 의원은 "본인과 부인, 장모 사건들부터 챙기고,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며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나"라고 직격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경선 과정에서 후보 검증은 필수적인 요소"라며 "검증을 하다 보면 후보 개인은 매우 불편하거나 힘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는 발언은 분명한 실언"이라고 꼬집었다.

원 전 지사는 "윤석열 후보는 검증 과정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기보다, 국민께서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는 게 올바른 경선 자세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소속 경선 후보로서 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길 당부한다"고 충고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통화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정견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건 (윤 전 총장의) 정치적인 견해다. '당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 '당을 개혁하겠다' 이런 것도 대선 후보가 할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라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대해서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아하다는 생각"이라며 "후보 간 설전이 지지자가 우려할 정도로 격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초기 후보 간 기 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캠프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입장을 내고 "윤석열 후보는 두 후보의 글에 대해 보고를 받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과 당원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는 게 캠프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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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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