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통일과 나눔’ 미스터리, 조선일보맨 안병훈의 업무상 배임?

주당 8만원 이상 주식을 반값 이하로 매각?

안병훈 통일과나눔 이사장ⓒ뉴시스

지난번 ‘하승수의 직격’을 통해 조선일보가 주도해서 설립한 ‘통일과 나눔’의 주식처분손실 문제를 제기했다. 비영리 재단법인인 ‘통일과 나눔’이 2016년에 기부받은 2,868억 원 가치의 주식을 불과 3년도 안 되어 1,200억 원에 매도하여 1,668억 원의 손실을 본 사건이다. 그리고 그 주식은 대림그룹(DL그룹)의 지주회사인 ㈜대림(대림코퍼레이션)의 32.65% 지분이다. 그룹 지주회사의 2대주주 지위를 헐값에 양도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좀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하승수의 직격] 조선일보가 주도한 통일과나눔의 이상한 주식 처분(https://www.vop.co.kr/A00001599265.html)

박근혜 7인회 멤버였던 안병훈

우선 ‘통일과 나눔’과 조선일보의 관계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는 ‘통일과 나눔’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부정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일보가 사실상 기획하고 주도해서 만든 법인이지만, 설립 당시의 출연자 명단에는 조선일보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통일과 나눔’ 설립 당시 출연자 명단에는 로만손, 포스코, 파리크라상 등의 기업들이 들어가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출연자 명단에 있다.

통일과 나눔 설립당시 출연자 명단

통일과 나눔 설립당시 출연자 명단ⓒ기타

그러나 ‘통일과 나눔’은 조선일보가 홍보하고 모금해서 만든 재단법인이다. 그리고 2015년 설립된 ‘통일과 나눔’의 초대이사장은 안병훈이다. 안병훈은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대표이사를 지낸 조선일보의 핵심인사이다. 그리고 안병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문그룹이었다는 ‘7인회’의 멤버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꺼낸 다음에 조선일보가 ‘통일나눔펀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통일과 나눔’이라는 재단법인이 만들어졌다.

박근혜의 통일대박론, 조선일보의 통일나눔펀드, 그리고 안병훈이 연결되어 있는 모양새인 것이다.

8만원 이상 평가되던 주식을 헐값에 처분

2015년 당시 조선일보는 총력을 기울여서 통일나눔펀드 모금을 한다. 그런데 그 때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이 거액의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015년 8월에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2,000억 원 대의 주식을 '통일과 나눔'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조선일보 기사로 크게 보도됐다.ⓒ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쳐

2016년 이준용 명예회장이 기부한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은 비상장주식이었기 때문에, 외부평가기관이 평가한 금액으로 기부를 받았다. 그 금액은 주당 8만3,440원이었다.

‘통일과 나눔’ 2016년 감사보고서에 나와 있는 설명을 보면,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수령한 비상장주식평가보고서에 의하면,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을 이용한 주당 공정가치 9만8,952 원과 유사기업이용법을 이용한 주당 공정가치 6만7,929원의 산술평균치인 1주당 8만3,440원을 공정가치로 산정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당 8만3,440원은 객관적인 평가기관에서 합리적으로 평가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2019년 ‘통일과 나눔’은 주당 3만4,910원에 KCGI라는 사모펀드에 매각을 한다. KCGI는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펀드이다.

여기에 대해서 아무리 찾아도 합리적인 설명을 찾을 수 없다. ‘통일과 나눔’은 3년 내에 처분해야만 증여세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해명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해당 주식을 기부받을 때부터 증여세 이슈는 있었고, 3년이라는 기간은 제값을 받고 처분하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 그런데 3년이 다 되어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헐값에 처분했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주식처분손실 1,668억 원은 ‘통일과 나눔’ 측이 주장하는 예상증여세 1,500억 원 보다도 더 크다. 1,500억원의 증여세를 안 내려고, 1,668억 원의 손실을 보면서 헐값에 주식을 매각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비영리재단법인이 재산을 이렇게 헐값에 매각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이다.

2018년 8만1,421원에 거래, 2019년에는 3만4,910원?

도저히 납득이 안 되어서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이 그 당시에 거래된 적이 없는지를 찾아 보았다.

그러다가 2018년 3월 대림코퍼레이션이 자기주식을 취득한 거래를 찾아냈다. 2018년 대림코퍼레이션이 오라관광이라는 계열사 등으로부터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534,004주를 주당 8만1,421원에 취득한 거래가 있는 것이다.

대림코퍼레이션 2018년 사업보고서

대림코퍼레이션 2018년 사업보고서ⓒ기타

그런데 불과 1년 6개월 후에 ‘통일과 나눔’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을 주당 3만4,910 원에 헐값 매각을 한 것이다.

만약 이 과정이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안병훈 씨를 포함한 ‘통일과 나눔’ 이사진에게는 ‘업무상 배임’이 성립할 수 있다. 1,668억 원이라는 거액의 주식처분손실이 발생한 것이므로, 배임이 성립한다면 매우 큰 규모의 배임이다. 따라서 이 거래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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