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비판에 결국 숙인 윤석열 “독재자 통치 행위 거론 옳지 못해”

SNS에 글 올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2021.10.21.ⓒ사진 = 뉴시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해 각계에 쏟아지는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논란 3일째인 21일 "독재자의 통치 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이는 4시간 전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사죄나 사과는 아니라고 한 것에 비해, 한 걸음 더 물러난 표현을 쓴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발언의 진의가 왜곡되었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 정치인이라면 '자기 발언이 늘 편집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며칠 사이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었다.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라며,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통령은 무한책임의 자리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의 무게를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라며, "원칙을 가지고 권력에 맞설 때는 고집이 미덕일 수 있으나,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발언이 아님에도 언론이 본질을 왜곡해 논란이 벌어진 것'이라며 반발하고 귀를 닫은 점이 실책이었음을 인식한 것으로 읽힌다.

'발언 취지 왜곡' 고수하다 → "유감이다"로 후퇴
유감 표명 '진정성' 비판받자 → "옳지 못했다", "송구하다"로 더 숙여

윤 전 총장은 전날까지 해명을 한다면서도 계속 자신의 입장을 고수해 더 큰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이준석 당대표와 경선 경쟁자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까지 일제히 질타했다. 광주 시민사회와 5.18단체 등에서도 규탄에 나섰다.

이 글에서는 같은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청년정책 공약 발표' 때 한 발언보다 더 자세를 낮춘 것이 감지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라며 "아무리 '아 이건 할만한 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국민들께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시면 그 비판을 수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감 표명을 사과 내지는 사죄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냐'는 취재진 질문엔 "유감의 표현으로 봐 달라"고 선을 그었다. 마지못해 하는 듯한 기미가 엿보였다.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또다시 비판이 쏟아졌다.

홍준표 의원은 SNS에서 "깨끗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가지고, 무책임한 유감표명으로 얼버무리는 행태가 한두 번인가"라고 "제가 당대표였다면 제명감"이라고 질타했다.

유승민 캠프 측은 "'유감'이라는 단어로 호남을 두 번 능멸했다"면서, "'유감'이라는 단어는 일본 우익 정치인이나 일왕 등이 역사왜곡 망언 후에 주로 써온 단어이고, 우린 그 표현은 사죄가 아님을 비판해왔다"고 꼬집었다.

'유감 표명'에도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윤 전 총장이 SNS에 글을 올려 "송구하다"고 하면서 더 고개를 숙인 셈이다.

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게시물ⓒ사진 = 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하지만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 측이 이날 새벽 후보 인스타그램에 그가 돌잔치 때 사과를 잡고 있는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사진에는 "석열이 형은 지금도 과일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는 글이 덧붙여 게재됐다. 사과하라는 각계 요구가 빗발치는 와중에, '사과'로 언어유희를 하는듯한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캠프는 "이 사진을 게재한 건 국민의 사과 요구를 조롱한 것"이라며, "국민을 조롱하는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격도, 국민의힘 후보로서 자격도 없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진심 어린 사과를 보여야 할 시점에 먹는 '사과' 사진을 올리면서 장난스럽게 쓴 글은 대통령 후보자를 향한 국민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라며, "국민들은 때에 맞지도 않는 이상한 사과 사진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랄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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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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