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상임고문’ 맡아 이재명 돕기로, 민주당 ‘원팀’ 구성 본격 시작

‘경선 불복’ 피켓 들고 현장 몰린 이낙연 지지자들, 앙금은 여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참여 요청을 승낙했다.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에 이름을 올려 이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이 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예견된 선대위원장 직위보단 선거 참여도나 적극성이 떨어지는 자리이지만, 이 후보의 최대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의 참여로 민주당이 비로소 본선 대비 ‘원팀’ 체제 구성의 첫발을 뗐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만나 30분간 회동했다. 지난 10일 경선 종료 뒤 첫 만남이다. 이 후보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맞이했다. 찻집 문 앞에서 대면한 두 사람은 취재진을 바라보며 손을 맞잡고 짧은 포옹을 나눈 뒤 실내로 들어섰다.

이 전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이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우리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그리고 누구든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노력하자”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일찍 찾아뵀어야 됐는데 (경기도) 국정감사 때문에 약간 늦어져서 송구스럽다”며 “민주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대표님의 많은 고견을 꼭 부탁드린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이어서 같은 DNA를 갖고 있는 하나의 팀원들”이라고 말했다.

이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고 자리에 배석한 오영훈 의원이 회동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오 의원은 경선 국면 ‘이낙연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오 의원은 “두 분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협의한 결과 선대위 상임고문을 이 전 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참모들끼리 상의해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에 화답해 이 전 대표의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신복지 정책’을 계승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오 의원은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이재명 후보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를 구성해 그 공약을 직접 챙기겠단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상임고문 직책을 맡은 배경에 대해 “(이 후보가) 구체적 직책을 요청한 건 아니고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선대위 참여의 방법을 상임고문이란 직책으로 하는 게 맞겠다고 두 분이 의논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상임고문이면 직접 현장에 나가기보단 외곽에서 지원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오 의원은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만 말했다.

상임고문 공식 임명 등 향후 절차와 관련해선 “당이 아마 11월 초 정도에 (진행할 것으로) 이 후보는 전망하고 있다. 당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차담을 마친 뒤 회동 내용과 관련한 브리핑은 대변인에게 맡긴 채 손을 맞잡고 현장을 함께 빠져나갔다. 이후 추가 회동 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회동하기로 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 앞에서 양측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경선 후유증’ 깊게 남은 이낙연 지지자들
일부 현장 몰려와 양측 충돌, “회동 중지하라” 항의도

이날 현장은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해 몰린 양측 지지자로 인산인해였다. 특히 지난 14일 대선 캠프 해단식 이후 공개 행보를 멈춰 온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해 그의 지지자들이 상당수 참석했다. 이들은 경선 결과 불복을 시사하는 ‘사사오입 철회하라’, ‘결선 없이 원팀 없다’ 등 피켓을 들고 이를 구호로 외치기도 했다. 구호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이 진행되는 시점에도 이어졌다.

경선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양측의 감정 싸움에 현장에선 내내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이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땐 질서가 깨져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의견이 대립된 이 전 대표 측 일부 지지자는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몇몇은 “회동을 중지하라”고 항의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지자 간 감정적 갈등이 봉합되는 덴 시간이 필요하단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후보 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브리핑에서 “지지자의 마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단 것에 대해 두 분이 인정했다”며 “지지자의 마음에 상처가 회복되고 함께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기다려주고, 함께해주고, 안아주고 하는 부분이 필요하단 말씀을 나눴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찻집 밖을) 같이 걸어 나간 것으로 모든 상황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지지자들을 향한 당부의 발언을 남겼다. 이 전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지실 수는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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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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