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좋은 돌봄’이 무한경쟁의 우리 사회를 바꾼다

국민입법시리즈 ‘좋은 돌봄’… 이정희 “돌봄 부담 덜어줄 사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지지”

국민입법시리즈 ‘좋은 돌봄’ⓒ민중의소리

얼마 전 중병에 걸린 아버지를 간호하던 20대 아들이 아버지를 굶겨 사망에 이르게 해 존속살인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비정한 아들의 패륜적인 범죄라고만 여겨진 이 사건의 이면엔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가정에 닥친 비극적인 상황이 있었다. 아버지는 코로 연결된 관으로 음식물을 섭취했고, 2시간마다 한 번씩 욕창 예방을 위해 돌봄이 필요했다. 그는 아기처럼 온종일 돌봄이 필요한 상태였다.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버지를 퇴원 시켜 집에서 돌보던 아들은 밀린 월세와 각종 독촉장에 시달렸다.

일과 병 간호에 지친 아들을 본 아버지는 결국 “미안하다.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필요한 거 있으면 아버지가 부를 테니까 그전에는 방에 들어오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했고, 한참을 울던 아들은 아버지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뒤 119에 연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책 ‘좋은 돌봄’ 구매하기

이런 비극은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돌봄은 그렇게 가족의 족쇄가 되고 때론 모두를 파멸로 이끌기도 한다. 사람은 장애, 육아, 질병, 노년 등 다양한 이유로 돌봄이 필요하다. 그 돌봄을 누군가 책임져주는 것은 인간적인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국민입법센터가 출간한 두 번째 국민입법시리즈 ‘좋은 돌봄’은 바로 이런 고민을 담았다. 좋은 돌봄이란 돌봄을 받을 권리와 돌봄을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권리가 함께 지켜지는 것이다. 이 책은 좋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돌봄정책 방향을 담은 ‘돌봄정책기본법’과 돌볼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 정비, 돌봄노동자 권리 향상을 위한 법률 제정 필요성을 역설한다.

무한경쟁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공정경쟁을 보장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사회로부터 지지받고 필요에 따라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안정된 일자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불안, 일자리 얻기도 어려운데 돌보아야 하는 가정을 꾸릴 수도 없다는 불안을 덜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국민입법센터는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고 불안을 덜어내자는 구체적인 제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법안으로 만들었다.

국민입법센터 대표 이정희 변호사는 이 책 서문에서 “지금 사람들에게 어떤 지지가 필요할까? 누구나 평범하고 소박한 삶 정도는 누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할 지지가 필요하다. 돈의 분배도 늘려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 전해주는 지지다. 돈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지지와 돌봄이다. 그에게 돌봄이 필요할 때 돌볼 사람이 옆에 있게 해주는 것, 그가 진 돌봄 부담을 덜어줄 사람을 만들어주는 것이 곧 그 사람에 대한 사회의 가장 큰 지지”라며 “부모님의 노후를 돌보아야 할 부담, 자녀를 돌보아야 할 부담을 사회가 덜어주면, 불안과 경계를 덜고 안정과 신뢰를 쌓으며 일과 휴식, 가족 생활을 유지할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려면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삶을 지지하는 사회로 대전환을 감행해야 한다.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바꿔야만 이러한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권종술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