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소픽

‘기재부의 나라’ 명확히 드러낸 다섯 장면들

[2022 더 왼쪽으로] 이젠 기재부 해체다 ④
소득주도성장 부정하고, 부자 증세 뒤엎고, 재난지원금 반대하고
임기말, 청와대 경제라인까지 모두 장악한 기재부


[2022 더 왼쪽으로] 이젠 기재부 해체다
① 정부 위의 정부, 기재부가 ‘폐기한’ 골목상권 지원책
② 경제부시장=기재부 출신…예산에 멱살잡힌 지방 분권
③ 국회 쥐락펴락 기재부, 예산 선물 보따리엔 뭐가 들었나
④ ‘기재부의 나라’ 드러낸 문재인 정부 다섯 장면
⑤ 기재부 해체, 그 오래된 미래…김대중

관료는 정권을 잡은 정치세력의 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기획재정부는 가장 유능한 관료 집단으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선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내내 걸림돌 같아 보였다. 청와대와, 때로는 여당과, 마침내는 국민의 발목까지 잡았다. “여기가 기재부 나라냐”라는 말은 문재인 정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 됐다.

홍남기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만들어낸 5개의 상징적 장면을 추렸다.

#1. 장하성과 김동연의 어색한 웃음

2018년 8월 29일.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악수하며 환하게 웃었다. 관심이 집중됐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이어 터졌다. 갈등설이 격화한 시점이었다. 장 실장은 “매일 보다시피 하고 이렇게 사이가 좋은데 왜 뉴스거리가 되냐”고 말했지만, 믿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세간에선 ‘언론플레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두사람의 골은 깊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뉴시스

발단은 최저임금이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 경제정책의 대표 공약이었다.

집권 첫해, 최저임금은 16.4% 올랐다. 역대 인상률 중 가장 높았다. 경영계와 보수언론의 ‘흔들기’가 시작됐다. ‘경비원 1만명 해고 위기’라거나 ‘청년 취업 한파에 알바까지 사라져’라는 등의 뉴스가 연일 전파를 탔다. 을들의 전쟁도 부추겼다. 편의점이나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부각됐다.

논란 초기,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인상 부담 경감을 위해 여러 대책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초기 소득주도 성장에 우호적인 듯 보였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김 전 부총리는 돌아섰다. 그가 본격적으로 ‘최저임금 1만원’에 반기를 든 것은 2018년 5월 취업인구가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보이면서부터다.

통계청이 당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된 2018년 1월 취업인구는 33만명이었다. 이후 급감했다. 2월부터 10만4천명, 3월 11만2천명, 4월 12만3천명으로 3개월 연속 취업인구 10만명대를 기록했다.

당시 김 전 부총리는 공개석상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같은 고용동향 자료를 두고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감소 효과는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 결론”이라며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고 봤다. 경제 ‘투톱’인 장 실장과 김 부총리 메시지가 다르게 나오자 갈등설이 시작됐다.

청와대는 장 전 실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갈등설을 해소하려 했지만, 김 전 부총리는 “2020년까지 1만원 목표를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계속 주장했다.

결국 그해 7월 14일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년도(16.4%)보다 5.5%포인트 낮은 10.9%로 결정됐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15.2% 수준으로 인상 됐어야 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은 무산됐다. 이틀 뒤인 16일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갈등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체를 두고 확전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 효과를 되짚어 보고, 필요하다면 개선·수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앞서 장 실장이 “송구스럽지만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한 발언과 대조를 이루면서 갈등설은 격화 됐다.

논란이 확대 되자 문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다.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결과에 직을 걸라”고 경고하는 한편 “우리는 원팀”이라며 강력한 자제 메시지를 내놨다.

장하성 전 실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가 웃으며 손을 맞잡은 그날은,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가 나온 직후였다. 두 사람의 미소가 어색해 보였던 이유다.

두 사람의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전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부정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한 달 여 뒤인, 10월 18일 국회 국정감사에 나온 그는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도발이었다.

이후 11월 진행된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두 사람 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청와대는 11월 9일, 장 전 실장과 김 전 부총리를 동시에 경질했다. 예산 심사 기간중 이뤄진 충격적 인사였다.

#2. ‘조세개혁특위’는 모르겠고…“우리는 현행유지”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위 건의안과는 달리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2018년 7월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세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한 재정개혁특위 결론이 경제부총리의 입에서 단박에 무시되는 순간이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18년 7월 6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경제부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임화영 기자

재정개혁특위는 ‘100년을 갈 조세개혁’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출범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출범 3개월여만인 7월 3일 첫번째 결과물인 조세개혁권고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내용은 금융소득종합과세(금소세) 기준 금액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것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안 등 ‘부자증세’가 골자였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금소세 강화에 대해선 하루만에 ‘검토해봐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보였고, 종부세 강화안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정해버렸다.

기재부가 공식발표한 정부안에서 금소세 기준 인상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 부담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종부세도 조세개혁특위의 권고안보다 후퇴했다. 권고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포인트씩 인상해 2022년까지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지만, 기재부가 발표한 정부안에는 90%까지만 인상하는 것으로 한계를 뒀다. 특위는 토지분 종부세도 소폭 올리는 방안을 내놨지만, 기재부는 이를 아예 거부했다.

특위가 내놓은 종부세 개편안도 당시 여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맹탕’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기재부가 그보다 더 후퇴한 안을 내놓은 것이다. 기재부의 폭주에도 청와대는 “조율된 안”이라며 “특위는 자문 기구일 뿐”이라고 말해 묘한 뒷맛을 남겼다.

조세개혁특위는 기재부의 벽을 넘지 못했고, 청와대의 옹호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특위는 더 소극적으로 운영됐다. 특위 당연직 위원으로 명단에 올랐던 기재부 세제실장과 재정관리관은 2018년 하반기 이후에는 회의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대를 모았던 특위는 2019년 2월, 초라한 성과만 남기고 활동을 마무리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용두사미”라고 촌평했다.

#3. “여기가 기재부 나라냐!” 버럭한 국무총리

“여기가 기재부 나라냐!!”

2020년 4월 22일, 정세균 국무총리 방에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한 고성이었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은 절대로 안 된다”고 고집을 부렸고, 말을 듣지 않자 정 총리 입에서 큰소리가 나온 것이다.

기재부는 이후 ‘재정건전성’이란 옹벽에 갇혀 청와대·여당·여론과 끊임없이 부딪혔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인 재정운용은 “이 나라가 기재부 나라”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23일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홍남기 부총리와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는 4차 추경 배정계획안과 예산 공고안 등을 의결한다. 2020.09.23ⓒ김철수 기자

홍남기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기재부는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여당·여론에 끊임없이 반발했다.

지난해 4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국면이 대표적이다.

초기 재난지원금은 재난기본소득으로 불렸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가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논의는 처음부터 전국민 지급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단순한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기본소득을 바탕으로 한 경제정책이라는 철학이 담긴 이름이었다.

같은 해 2월 IMF(국제통화기금)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충격을 우려하면서 “한국은 재정 여력이 충분하니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유지해달라”고 주문한 것도 ‘재난기본소득’ 주장에 힘을 실었다.

기재부는 처음부터 재난지원금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1차 추경예산을 추진하던 홍 부총리는 3월 11일 국회에서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굉장히 선택하기 어려운 옵션”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강력 반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고 쏘아붙였다.

여론이 움직였다. 긴급한 시기에 전국민 지급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당시 총선 국면을 맞아 야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마저도 여론에 눈치를 보며 전국민 지급에 동의했다.

국무총리도 움직였다.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홍 부총리를 두번이나 불러 전 국민 지급을 설득했다. 여당과 국무총리가 기재부에 동의를 구하는 옹색한 장면이 자꾸 드러났다.

당시 보도에 다르면 정 총리는 홍 부총리에게 ‘고소득자 자발적 기부’라는 중재안을 건넸다. 홍 부총리가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알려진다. 정 총리가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고성을 질렀다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정 총리의 중재안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홍 부총리의 기재부는 청와대와 여야, 국무총리는 물론 여론과도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홍 부총리는 마지못해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를 전제로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불편한 심기는 감추지 않았다. 재난지원금을 위한 2차 추경예산안 국회 심사 과정에서 “(소득하위) 70%(지급)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뒤끝’이 작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까지도 6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을 고수하고 있다. 기재부의 ‘재정건전성’은 전가의 보도처럼 이곳 저곳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을 칼질했다.

#4. 유력 차기 대권주자에게 “철없다” 나무란 경제 부총리

“철 없는 발언이죠?”

임의자 미래통합당 의원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물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오해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입니다”

홍 부총리가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한 질의와 답변이었다.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 후보와 선별지급을 고수하는 홍 부총리가 본격적인 설전이 시작된 장면이다.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홍 부총리와 가장 격렬하게 부딪힌 것은 이 후보였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기도 전에 도민 1인당 10만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특히 이 후보는 '재정건성성'을 이유로 재난지원금에 반대하던 홍 부총리와 기재부를 향해 "(기재부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상황에 전혀 적응을 못하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이에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던 홍 부총리는 임 의원의 질문에 “철 없는 발언”이라고 응수한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좌)와 홍남기 경제부총리(우)ⓒ제공 : 뉴시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황스럽다”면서 “존경하는 홍남기 부총리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불쾌함을 표하면서도 “재정 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 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와 이 후보는 예산을 두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같은 해 12월 22일 이 전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가 광역버스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아무리 ‘기재부의 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소불위라지만 기재부 정책을 비판했다고 사감으로 정부기관 간 공식합의를 마음대로 깨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SNS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선 한국의 재정 적자가 42개 주요 국가 가운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을 두고 홍 부총리를 향해 “뿌듯한가”라고 반문하면서 “만약 그렇다면 경제관료로서 자질 부족을 심각하게 의심해 보셔야 한다”고 비꼬았다.

홍 부총리도 반박했다. 이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재부와 저의 업무에 대해 일부 폄훼하는 지나친 주장을 듣고 제가 가톨릭 신자이지만 문득 법구경 문구가 떠올려졌다”라며 “비여후석 풍불능이 지자의중 훼예불경(譬如厚石 風不能移 智者意重 毁譽 不傾) 즉 ‘두텁기가 큰 바위는 바람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듯 진중한 자의 뜻은 사소한 지적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 전 지사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두 사람의 설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기재부 해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재부의 예산 권한을 (기재부에서)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탁상행정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5. 기재부에 포위된 청와대 경제라인

올해 3월 29일 ‘전셋값 논란’으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났다. 후임으로 기재부 출신 이호승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됐다. 경제수석의 공석은 안일환 당시 기재부 2차관이 채웠다. 기재부 차관보 출신인 이형일 경제정책비서관까지 청와대 경제정책라인이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구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명박 정부 이후 8년만에 일이다.

지난 2월 28일고위 당정청협의에서 대화 중인 이호승 당시 경제수석(왼쪽)과 안도걸 당시 기재부 예산실장. 이들은 한달 뒤 각각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으로 청와대 경제라인을 맡았다. 2021.02.28ⓒ정의철 기자

문재인 정부 초기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까지 학자 출신을 정책라인을 이끄는 정책실장에 영입하면서 등 ‘헤드(리더)는 절대 관료 출신을 쓰지 않는다’는 기조를 강조했으나, 현재는 청와대와 행정부 대부분의 자리를 관료출신들이 메우고 있다.

현재 경제관계장관회의 참석자(부처 17곳+경제수석) 중 기재부 출신은 홍 부총리를 비롯해 3명이다. 이달 교체된 안일환 전 경제수석과 지난 8월에 퇴임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까지 포함하면 기재부 출신만 5명일 때도 있었다. 관료 출신으로만 따지면 현재 9명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경제관계장관회의 구성원 중 기재부 출신만 3명이 있던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통상 정권 말기에는 인재들이 공석에 가기를 꺼려하거나, 정부 스스로도 안정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앤장(김동연, 장하성)’ 갈등으로 대표되는 관료사회와의 심한 갈등을 겪어온 만큼 이런 경험이 조직 장악이 수월한 관료를 선호하는 쪽으로 선회하도록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6명의 정책실장 중 3명을 관료 출신으로 임명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유고집 ‘진보의 미래’에서 이런 상태를 “관료에 포획됐다”라고 적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백기를 들고 관리를 중심으로 관료들의 전문성에 의존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에 보였던 진취성은 관료와의 갈등속에서 약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핵심 자리가 기재부 출신이고, 파견나온 공무원들도 기재부 출신이니까 대통령의 눈과 귀를 다 가리고 있다"며 "초기에 문재인 정부에서 외부인사로 청와대로 들어간 장하성 전 정책실장,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상징적인 존재인데 관료들에게 밀려나면서 소득주도성장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재부 관료들이 '어공'(어쩌다 공무원, 정무직 공무원)에게 '얼마나 버틸수 있는지 두고보자'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정도"라며 "무조건 관료를 적대시할 필요는 없지만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에는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선거가 4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돼야 한다’는 이유보다 ‘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유독 넘쳐나는 요즘이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 등으로 평가절하 된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민중의소리는 이번 대선이 한국 사회가 더 진보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2022 더 왼쪽으로’는 대선에서 주목할 만한 진보적 대안을 조명해보는 기획이다. 연말까지 몇 차례에 걸쳐 독자들에게 전할 의제와 주장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첫번째 기획으로 ‘이젠 기재부 해체다’ 시리즈를 5개의 기사로 보도한다.

① 정부 위의 정부, 기재부가 ‘폐기한’ 골목상권 지원책
② 경제부시장=기재부 출신…예산에 멱살잡힌 지방 분권
③ 기국회 쥐락펴락 기재부, 예산 선물 보따리엔 뭐가 들었나
④ ‘기재부의 나라’ 드러낸 문재인 정부 다섯 장면
⑤ 기재부 해체, 그 오래된 미래…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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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홍민철 기자 kbg@vop.co.kr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