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렌치 오리지널의 힘, 내한 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사진_해방(Liberes)_제이(클로팽)ⓒ마스트엔터테인먼트

수많은 명작이 영화나 뮤지컬로 창작 된다. 성공한 작품들은 여러 나라에서 다시 재공연되기도 한다. 덕분에 우리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영국 웨스트엔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브로드웨이까지 가서 볼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뛰어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만들어 내는 퀄리티 높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리지널 작품, 즉 원작의 매력이 완벽하게 ‘복사해서 붙여넣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명성왕후’를 다른 나라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한다고 해도 한국 원작 팀이 하는 공연의 힘을 그대로 구현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2020년 프랑스 뮤지컬의 전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팀이 5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가졌다. 하지만 코로나로 조기 종영해야만 했다. 올해 다시 지난해의 아쉬움을 달래고 더욱 완벽한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돌아왔다.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 11월 17일부터 오는 1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노트르담드파리 공연사진_피렌체(Florence)_프롤로(다니엘 라부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1931년 발표한 장편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뮤지컬을 보지 못했어도, 소설을 읽지 않았어도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의 줄거리를 안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꼽추 콰지모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동화책, 만화책 등으로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 이상의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원작 ‘노트르담의 꼽추’는 최초로 빈민층이 등장하는 소설이었다. 작품은 15세기 당시 프랑스의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교회와 이교도 간의 갈등, 인간의 욕망, 힘없는 약자들과 권력층 사이의 부당한 형벌제도 등의 갈등을 노트르담 성당을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성당 앞 광장 집시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 있는 에스메랄다가 있다. 어느 날 프롤로 주교는 에스메랄다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그녀에게 빠져들고 만다. 한편 약혼자가 있는 근위대장 페뷔스는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에 흔들리고 만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바퀴형틀에 묶인 자신에게 물을 준 에스메랄다에게 영혼을 빼앗겨 버린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이 세 사람과 에스메랄다는 운명 같은 만남을 통해 숙명같은 사랑과 파멸을 향해 가게 된다.

노트르담드파리 공연사진_미치광이들의 축제(La fet ... 델 베키오(콰지모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원작 소설이 담아내고 있는 묵직한 사회상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 파리 거리의 음유 시인이자 극중 해설자인 ‘그랭구와르’가 등장하고 대표 넘버 ‘대성당의 시대’가 울려 퍼지면 이야기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뤄진 송 스루(Sung-through) 공연이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는 오직 노래와 춤을 통해 표현된다. 노래를 통해 배경을 전달한다면 춤을 통해 이방인들의 저항을 그려낸다. 프랑스어 특유의 운율이 그대로 뮤지컬 넘버가 된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100kg이 넘는 대형 종에 매달려 고난도의 아크로바틱을 선보이는 퍼포먼스와 콰지모도를 매달고 굴러가는 거대한 바퀴 형틀, 노트르담 성당을 형상화한 30톤의 무대 장치 모두 시선을 압도한다. 집시들의 자유분방한 의상과 오늘날 경찰들을 연상시키는 근위대의 의상은 무척 현대적이다. 반면 성당의 주교 프롤로나 근위대장 페뷔스 등 권력자들의 간결함을 살린 고전 의상은 서로 묘한 대비를 이룬다.

두말하면 잔소리인 이 작품의 백미는 꼽추 콰지모도의 에스메랄다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이다. 죽은 에스메랄다를 안고 울부짖으며 부르는 넘버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는 언어를 초월해 글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선서한다. 세종문화회관 좌석마다 설치된 영상 속 자막을 굳이 응시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비극의 시대 희생양으로 죽어간 두 주인공을 통해 ‘사랑’ 그 이상의 수많은 이야기를 보게 된다.

노트르담드파리 공연사진_물을 주오(A boire)_안 ... , 엘하이다 다니(에스메랄다)ⓒ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컬답게 실력과 경험을 갖춘 월드클래스의 베테랑 배우들이 높은 수준의 무대를 선보여왔다. ‘콰지모도’ 역에는 지난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절절한 슬픔을 표현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젤로 델 베키오(Angelo Del Vecchio)와 새롭게 캐스팅된 막시밀리엉 필립 (Maximilien Philippe)가 출연한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은 엘하이다 다니(Elhaida Dani)와 캐나다 출신의 젬므 보노 (Jaime Bono)가 열연을 펼친다.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s)’로 공연의 막을 올리는 파리 거리의 음유 시인이자 극중 해설자인 ‘그랭구와르’ 역에는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와 존 아이젠(John Eyzen)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Musical French Tour

공연날짜:2021년 11월 17일(수) ~ 2021년 12월 5일(일)
공연장소: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시간:화-금 19시 30분(월요일 공연 없음)/주말, 공휴일 14시, 18시/*단, 11/24(수), 12/1(수) 오후 2시 마티네 공연.
러닝타임:15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연령:8세 이상 관람가
원작:빅토르 위고 ‘노트르담의 곱추’
극본 및 가사:뤽 플라몽동
음악:리카르도 코치안테
연출:질 마으
안무:마르티노 뮐러
예매:인터파크 티켓(1544-1555), 세종문화회관(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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