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청 인권위의 ‘집회·시위 보장’ 의견 환영한다

인권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경찰청 인권위에서 방역과 함께 집회·시위를 보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경찰청장에게 의견 표명을 했다. 국민의 생명·안전과 집회·시위의 자유 모두 헌법적 기본권으로 함께 존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인권위의 의견 표명을 적극 환영한다.

경찰청 인권위는 24일 세 가지 사항에 대해 경찰청장에 의견 표명을 했다.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 보장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조화할 방안을 찾을 것 ▲2017년 경찰개혁위가 권고해 수용한 대로 차벽을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 ▲주최측이 방역지침 준수를 약속하고 뒷받침할 경우 집회·시위를 적극 보장할 것 등이다. 모두 정당하고 합리적인 주문이다.

그간 정부와 경찰은 방역을 이유로 집회·시위를 과도하게 금지해 국민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단계적 일상회복 중에도 스포츠행사나 문화공연, 종교행사에 비해 집회·시위가 지나치게 제한돼 공정성 시비도 일었다. 집회를 열려는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취약한 피해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조치는 분명 필요최소한을 넘어선 것이다. 문경란 경찰청 인권위원장 역시 “코로나로 인해 불평등은 심화되고, 생존권을 위협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전할 마지막 통로가 집회·시위”라면서 “방역을 이유로 무조건 막기보다는 헌법상 권리인 집회·시위의 자유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가 방역을 빌미로 한 권위주의에 경도된다는 경고가 많다. 우리 정부 역시 쓴 소리를 막으려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 노동자의 대표라 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구속 기소된 상황이고, 이는 국제사회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경찰청 인권위의 의견표명이 강제력은 없으나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현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5월 시행된 ‘경찰 인권보호 규칙’에 따라 자문기구로 인권위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청장은 그 권고나 의견 표명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규정돼 있다. 인권위 의견을 수용해 경찰은 안전한 집회·시위 보장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정부도 이를 지원하길 기대한다.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는 자신을 탄생시킨 힘이 집회·시위라는 국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정치참여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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