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천만명 달성과 활성화 대책이 헛헛한 이유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알뜰폰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 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1.11.2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알뜰폰 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가입자 중 40% 이상은 허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마련했다는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알뜰통신사업자협회와 함께 서울 알뜰폰스퀘어에서 알뜰폰 가입자 1천만명 달성 기념행사를 열었다.

알뜰폰의 공식 명칭은 이동통신 재판매(MVNO)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 3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소비자에게 자체 브랜드로 통신서비스를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이통 3사와 동일한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각종 홍보비와 운영비를 절감해 요금제는 더 저렴하다.

과기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21일 기준 1,007만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9월 도입돼, 2015년에 가입자 5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11월 1주 기준으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

알뜰폰 가입자 1천만명이 허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기준 알뜰폰 가입자 가운데 휴대폰 가입자는 598만명이다. 나머지 409만명은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사물지능통신(M2M) 회선이다.

M2M은 주로 자동차에서 통신망과 GPS를 연동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에 사용된다. 최근 완성차 기업이 신차에 텔레매틱스 적용을 확대하면서 M2M 회선이 증가했다.

현재 과기부는 M2M 회선을 알뜰폰 가입자에 포함하고 있지만, 사실상 M2M 회선과 알뜰폰 휴대폰 가입자는 별개다.

오히려 알뜰폰 휴대폰 가입자는 2018년 71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687만명, 2020년 611만명 이어 올해까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빠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알뜰폰 업계는 “휴대폰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치상 1천만명 달성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뜰폰 가입자 추이ⓒ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효성 의문 제기되는 알뜰폰 활성화 대책

과기부는 이날 알뜰폰 활성화 대책도 발표했다.

알뜰폰 요금제 구성 방식에는 종량제와 수익배분형이 있다. 종량제는 1MB당 단가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수익배분형은 SK텔레콤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저렴한 가격에 파는 방식으로, 알뜰폰 사업자가 T플랜을 팔 때 SK텔레콤에 수익배분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종량제와 관련해서는, 데이터 1MB당 도매대가를 기존 2.28원에서 1.61원으로 29.4% 인하한다. 음성통화 도매대가는 10.61원에서 8.03원으로 24.3% 낮춘다.

과기부는 데이터 도매대가가 처음으로 1원대에 진입했다고 짚으면서 “데이터 중심 소비 환경에 맞춰 알뜰폰 사업자가 더 경쟁력 있는 자체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수익배분형으로 운영되는 요금제는 SK텔레콤의 LTE 요금제 2개와 5G 요금제 1개가 있다. 5G 요금제는 지난 2월 수익배분대가율을 인하한 바 있어, 이번 대책에서는 제외됐다. 알뜰폰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익배분대가가 내려가면 소비자에게 더 저렴하게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LTE 요금제의 수익배분대가 인하의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수익배분형 요금제에는 밴드데이터와 T플랜이 있다.

이번 활성화 대책에서는 T플랜만 다뤄졌다. 이번 대책으로 T플랜 중 1.5GB, 2.5GB, 4GB, 100GB 등 4가지 요금제의 수익배분대가율이 2%p씩 내려간다. 100GB 기준으로 보면, SK텔레콤이 소비자에 판매하는 가격은 6만 9천원이다. 도매대가율이 62%에서 60%로 인하되면서, 알뜰폰 사업자 부담 비용이 4만 2,780원에서 4만 1,400원 내려간다.

그간 알뜰폰 업계는 밴드데이터 중 11GB+2GB 요금제의 수익배분대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기본 제공량 11GB를 다 쓰면 하루에 2GB씩 제공되는 요금제다. 데이터 사용량과 경제성을 모두 갖춰 소비자 수요가 높다. 반면, T플랜은 중간 요금제 없이 4GB에서 100GB로 넘어간다.

밴드데이터 11GB+2GB 요금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수익배분대가율이 인하돼 왔으나, 지난해 돌연 동결되더니 올해는 모든 밴드데이터 요금제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알뜰폰 업계에서 “정작 수요가 높은 요금제는 조정되지 않아 실효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에 따라 종량제 인하를 반기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알뜰폰이 초저가 요금제 수요에 갇힌 가운데, 11GB+2GB 요금제의 수익배분대가율이 인하되면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11월 27일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알뜰폰 스퀘어 개소식’이 열렸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파손보험 출시하고 온라인 개통 편의성 강화

과기부는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알뜰폰 확대를 위한 부가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저렴한 자급제폰 파손보험을 출시해 알뜰폰과 자급제폰 간 결합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월 보험료 4,750원으로 휴대폰 액정·기기 완전파손, 침수 등에 대해 최대 80만원 보상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12월부터 운영한다.

비대면으로 알뜰폰에 가입할 때 민간 전자서명으로도 본인확인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온라인 본인확인 수단이 범용공인인증서와 신용카드로 제한됐다. 12월부터는 알뜰폰 사업자가 본인확인 수단으로 페이코·네이버 인증서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심카드 없이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는 e-SIM 서비스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는 알뜰폰을 온라인으로 가입 신청하면 유심을 택배로 수령하고 콜센터 연결 거쳐, 신청부터 개통까지 길게는 2~3일 소요된다. 과기부는 업계 협의를 거쳐 연내 도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임혜숙 장관은 “알뜰폰 업계에서도 가격 경쟁력에 더하여, 이통3사에서 시도하지 않는 다양하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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