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어려워도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해야”

울먹이는 어머니 끌어안고 “짧았지만 가족들에겐 미안한 시간”

방역지침을 어기고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2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조합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1.11.25.ⓒ뉴시스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긴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징역 1년·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심 재판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양 위원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판결 이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석방 직후 양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어려운 조건이더라도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라며, 재판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소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은 노동자 단체로서 노동자들의 힘든 상황을 널리 알리고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일을 한 것이지만, 전 국민 생활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장기간 제약된 상황을 고려할 때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방침에 응할 의무가 있다”라며 징역 1년 및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집행이 2년간 유예되면서, 서울구치소에 구속돼 있던 양 위원장은 곧바로 석방됐다.

방역지침을 어기고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2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조합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25.ⓒ뉴시스

양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굳이 노동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집회를 할 이유가 없다”라며, 집회·시위를 엄격하게 제한한 정부와 이 같은 지침이 불가피하다고 본 재판부의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 위원장은 이어 열린 석방 환영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집회를 막으니 코로나19로 사라진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사라졌고, 대선후보들은 ‘노동’을 입에도 올리지 않고 있다”라고 탄식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소상공인이 8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소상공인만 어렵겠나, 거기서 소리소문없이 잘려 나간 5인 미만 노동자에 대해서는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지금 이 시기에 앞장서서 소외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비정규직 및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꿋꿋하게 그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2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25.ⓒ뉴시스

한편, 양 위원장의 가족과 부모도 양 위원장의 석방을 보기 위해 구치소 앞을 찾았다. 양 위원장은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그는 “길지 않았던 3개월여의 시간이었지만, 이 자리에 와 준 부모님과 가족에겐 미안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가 내린 집회금지 조처를 어기고 주최 측 추산 8천여 명이 모인 7·3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 혐의 등으로 지난 9월 15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양 위원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및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양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내야 했다며 “집회는 노동자들의 살려달라고 절규였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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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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