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로 보는 ‘전기차 전환 시대’ 자동차의 특이점

역할 축소된 그릴의 변주…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모델 확대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모빌리티쇼가 열렸다.ⓒ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

역시 전기차가 대세였다. 한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은 하나 같이 전기차를 앞세웠다. 전기차 시대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업계 전반의 경향과 과도기적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전시장은 전기차가 주류를 이뤘다.

주요 기업이 전시한 모델 상당수가 전기차로 구성됐다.

제네시스는 모든 전시 모델을 전기차로 꾸렸다. 현재 시판 중인 GV60 전기차와 G80 전기차를 비롯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GV70 전기차, 콘센트카 제네시스 엑스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차 모델만 전시했다. 아시아 최초로 더 뉴 EQE와 EQS 53 4MATIC, EQG(콘셉트카)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더 뉴 EQS와 더 뉴 EQB도 전시했다. 회사 측은 “전동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신형 니로 E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EV6 일반 모델과 GT, GT 라인 모델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함께, 내년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6의 콘셉트카인 프로페시를 선보였다.

아우디는 스테디셀러인 A6 전기차 모델인 A6 e-트론의 콘셉트카와 Q4 e-트론, e-트론 GT, e-트론 55 콰트로 등을 전시했다.

BMW는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iX, i4, 뉴 iX3를 비롯해, 미니의 첫 전기차 모델인 뉴 미니 일렉트릭과 콘셉트카 미니 스트립을 선보였다.

BMW코리아가 서울모빌리티쇼 참가해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BMW코리아
제프 매너링 아우디 사장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아우디코리아
요하네스 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 및 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벤츠코리아

이날 전시회에서는 전기차 확대에 따른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가 돋보였다. 그릴은 방열기를 보호하기 위해 덮어놓은 철망으로 통풍구 역할을 한다. 전동화 모델은 과열로 열을 내뿜는 엔진이 없어 구동계에서 발생하는 열이 적어 내연기관차처럼 그릴이 클 필요가 없다.

완성차 업계는 그릴을 기능적인 측면보다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벤츠는 전기차 모델인 EQ 라인에 블랙 패널을 적용했다. 검은색 패널이 그릴을 대체하는 형태다. 패널 안쪽으로 브랜드를 상징하는 삼각별이 자리하고, 주변으로 모델별로 다양한 무늬가 들어간다. AMG 모델은 세로줄이 가 있고, EQS 모델은 작은 삼각별이 패턴을 이루는 식이다. EQG 콘셉트카 경우 파란색 사각형으로 구성된 패턴이 적용됐다.

BMW도 그릴에 변화를 줬다. 신장 모양을 하고 있어 ‘키드니(Kidney)’로 불리는 그릴을 세로로 늘렸다. 특히 iX와 i4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그릴을 이루는 무늬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인 그릴의 형태가 수평형에서 수직형으로 바뀌었다. 그릴 뒤쪽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위한 카메라와 센서, 레이더 등 관련 장비가 탑재된다.

그릴의 흔적을 최소화해 미래차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아이오닉5가 대표적이다. 그릴을 없애고 전면 범퍼 하단에 지능형 공기유동 제어기를 배치했다. 이 장치는 공기 흐름을 제어하고 차량 내부 부품을 효율적으로 냉각 시켜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기아도 ‘타이거 페이스’로 불리는 그릴을 전기차에 맞게 재해석했다. EV6는 그릴이 범퍼 하단에 자리하고, 기존 그릴이 있던 자리에 양쪽 헤드라이트를 잇는 선으로 포인트를 줬다.

기존 그릴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제네시스는 5각형 그릴을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다만, 전기차는 통풍 필요성이 줄어든 만큼 그릴 대부분이 막혀있다. 아우디도 대체로 8각형 그릴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BMW 전기차 i4ⓒ민중의소리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민중의소리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민중의소리

‘플랫폼’으로 보는 전기차 전환 과도기

전기차라고 해서 다 같은 전기차가 아니다. 자동차의 뼈대를 이루는 플랫폼에 따라 진정한 전기차의 여부가 갈린다. 플랫폼은 여러 모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차체 하부 구조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내연기관차에서 구동계 역할을 하던 부품이 들어가지 않는 전기차 특성에 맞춘 플랫폼이 적용된 모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모델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 공존해, 전기차 전환의 과도기 상황이 엿보였다.

현대차그룹을 보면, 아이오닉5와 EV6, GV60과 제네시스 엑스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됐다. 반면, 하이브리드로 출발한 니로는 신형 전기차도 기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내연기관차에서 파생된 GV70과 G8 전기차 모델도 기존 플랫폼을 공유한다.

대체로 내연기관차의 파생 전기차 모델은 기존 플랫폼이 적용되고,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된 모델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양상이다.

BMW는 파생 모델인 i4, iX3를 기존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하고, 전기차 기술을 집약해 개발한 iX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했다. BMW는 “iX는 실내에서부터 외부로 설계를 진행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벤츠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에 나섰다. 더 뉴 EQS는 벤츠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전기차 모델이다. EQE 라인도 기존 E클래스 내연기관차 플랫폼에서 벗어났다. 다만, G클래스의 전기차 모델인 EQG는 기존 플랫폼에서 부품을 바꿔 출시한다.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폭스바겐그룹은 차종별 특성에 최적화된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e-트론 GT는 강한 출력과 빠른 속도로 스포츠카에 최적화된 J1 플랫폼이 적용된다. J1 플랫폼은 포르쉐 타이칸에도 활용된다.

세단과 SUV를 아우르는 MEB 플랫폼은 Q4 e-트론의 기반이 된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PPE 플랫폼은 A6 e-트론 콘셉트카에서 구현됐다. 배터리와 모터 배치의 효율성을 높여 공간 확보를 극대화한 동시에 세단과 SUV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갖췄다.

한편, 서울모빌리티쇼는 서울모터쇼라는 이름으로 열리다가 전동화, 자율주행,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확산추세에 맞춰 올해부터 새 단장했다.

코로나19로 예년보다 축소된 이번 전회에는 100개 업체가 참가했다.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로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가 참가했다.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는 참가했지만, GM과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계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는 이날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다음 달 5일까지 진행된다.

기아는 25일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신형 니로 EV를 공개했다.ⓒ기아
현대자동차가 개발중인 아이오닉5 기반의 레벨4 자율주행차ⓒ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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