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을 환영한다

법원이 불법집회 주최 혐의로 구속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된 지 84일 만의 일이다. 비록 무죄는 아니나 석방을 합당한 일로 환영한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 위원장에게 징역1년과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 집회는 방역 상황이 아니라면 평소처럼 합법적으로 진행됐을 것이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에 의한 집회 금지가 이후 불법집회 개최 혐의도 좌우하는 쟁점이라 할 수 있다. 양 위원장은 재판에서 집회 개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감염병예방법이 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해당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위헌제청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고했다.

이와 관련, 인권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경찰청인권위조차 24일 방역과 함께 집회시위를 보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경찰청장에게 의견 표명을 했다. 경찰청인권위는 ‘주최측이 방역지침 준수를 약속하고 뒷받침할 경우 집회시위를 적극 보장할 것’을 주문했는데 이는 민주노총이 줄곧 주장한 바와 일치한다. 감염병예방법 조항의 헌법 합치 여부를 법적으로 다투는 문제와 별도로 정부와 경찰은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할 책임이 있다. 법원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법적으로 보호할 책임이 있다.

석방 직후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소외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비정규직 및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꿋꿋하게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집회를 막으니 코로나19로 사라진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사라졌고, 대선후보들은 ‘노동’을 입에도 올리지 않고 있다”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이 세계와 국가를 덮쳤지만 고통의 크기는 같지 않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워진 고통에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으며, 재난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고통을 표현할 권리를 보장해야 사회가 함께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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