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 고딕 스릴러를 넘어선 그 이상의 것으로 관객을 홀리다

뮤지컬 레베카, 다프네 뒤 모리에가 1938년에 출판한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미하일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제작한 오스트리아 뮤지컬 작품

뮤지컬 작품 중에는 처음부터 무대화를 위해 창작된 작품도 있지만, 소설이나 영화를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들도 상당히 많이 있죠.

유명한 뮤지컬 작품 ‘레미제라블’ ‘지킬앤하이드’ ‘노트르담드파리’ ‘로미오와줄리엣’ ‘레베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이 모두 그런 케이스인데요.

혹은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했더라도, 그 비화를 밝혀낸다거나, 같은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하죠.

이런 작품들 중에서는 원작 소설뿐 아니라, 같은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을 다시 영화화한 것 등 원작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주를 이루는 것들도 있어요.

오늘 함께할 뮤지컬도 이러한 다양한 변주형식으로 재생산된 작품 중 하나인데요.

그럼 오늘 소개할 뮤지컬은 어떤 뮤지컬일까요?

chapter 1> 뮤지컬 레베카의 원작, 소설 레베카 그리고 영화 레베카

오늘 함께할 뮤지컬 레베카는 다프네 뒤 모리에가 1938년에 출판한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미하일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제작한 오스트리아 뮤지컬 작품인데요.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됐으며, 이후 도쿄, 헬싱키, 부다페스트 등을 거쳐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는데요.

이 작품은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와도 맥을 함께 하는데요.

전체적인 서사는 사고로 죽은 레베카 부인의 그림자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대저택의 소유주 막심 드 윈터와 나(I) ,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나’를 맨덜리 저택에서 쫓아내려 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이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죠.

소설 작가 다프네 뒤 모리에는 1907년 런던에서 태어나, 이름난 연출가였던 아버지와 연극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인데요.

그녀의 작품 ‘자메이카 여인숙’ ‘레베카’ 등은 영국 공포소설의 전통을 기반으로 하고, 심리주의적 기법을 가미해 출판 당시부터 베스트셀러가 됐다죠.

당시 소설 레베카는 제인에어로 대표되는 19세기 영국 고딕문학에 영향을 받은 소설이며, 이 시절 소설들 중엔 여성을 주인공으로 대저택의 어두운 비밀을 다룬 류가 많았다죠.

제인에어도 그렇고 내용은 다르지만 나사의 회전도 대표적인 19세기 영국고딕 저택 소설이고요.

작가의 언급은 없었지만 영향을 받았을 개연성은 충분했을텐데요. 소설 레베카는 발매 당시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수많은 패러디와 모방작을 낳기도 했는데요.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작품이죠.
또한 영화도 마찬가지로 인기가 있었기에 한동안 고딕저택스릴러/호러영화 붐이 불기도 했고요.

영화 크림슨 피크가 이런 붐의 오마주 같은 영화라고 하기도 하죠.

그럼 소설 레베카를 기반으로 했고, 뮤지컬 레베카의 기반이기도 한 영화 레베카에 대해 알아볼까요?

chapter2> 영화 레베카 VS 뮤지컬 레베카

일반적으로 알고 계시는 영화 레베카는 1940년에 개봉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기도 한데요.

특히 공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은 수많은 대표작들이 많지만요. 유일하게 아카데미 수상을 받은 작품은 이 레베카라는 사실.

영화 레베카가 영국출신 감독 히치콕이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한 할리우드 입성작이었던 셈이죠.

히치콕 감독의 할리우드 입성작이기도 한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을 받은 영화 레베카는 사실 소설 레베카가 영화화된 작품으로, 미스터리/스릴러 장르로 개봉됐었고요.

2020년 리메이크 돼 미스터리/멜로/로맨스 장르로 재개봉됐다죠.

맨덜리 저택을 감싼 음울한 분위기를 막심과 나가 극복해가는 과정은 소설의 비극적 결말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답니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는 흑백 영화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서스펜스와 몰입감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영화는 할리우드식 각색이 들어가 원작과는 전개나 결말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이점은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도 마찬가지고요.

원작과는 주제 또한 완전히 다르다고요.

남성 중심 사회였던 1930년에 출간된 원작은 기존의 순종적인 여성상을 부정하고, 남성을 농락하는 레베카의 죽음에 얽힌 스릴러에 가까웠지만요.

뮤지컬은 로맨틱 요소가 강조돼 불행한 결혼으로 황폐해진 막심이 나와의 진정한 사랑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되찾는 과정이 중심이다죠. 나의 성격 또한 차이가 크고 결말도 완전히 다르고요.

공통점이라 하자면, 인물 내면의 불안과 의심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인물들 사이의 비밀과 갈등을 통해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작품의 제목이자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레베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특히 뮤지컬 레베카는 영화로부터 더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요.

뮤지컬 레베카는 이런 영화의 서스펜스를 잃지 않으면서도 극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장치를 더해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죠.

chapter3> 뮤지컬 레베카의 시작은?

처음 무대가 꾸며진 곳은 2006년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의 유서 깊은 대형 극장인 레이문드 극장으로 3년여의 장기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오스트리아에서의 흥행은 독일어권 시장으로의 진출로 이어졌고, 핀란드와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등지로 시장 확대가 이뤄지죠.

전 세계 12개국, 총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됐다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죠?

원작과 작사를 맡은 미하엘 쿤체가 처음 소설을 접한 것은 10대 시절. 미스터리한 스토리 전개는 그를 매료시켰고, 훗날 다시 소설을 접하며 뮤지컬화의 꿈을 꾸게 되죠.

하지만 그리 순탄한 길은 아니었는데요. 이미 여러 작가로부터 다양한 파생상품화의 제안을 받았던 모리에의 아들은 판권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던 와중에 쿤체의 흥행 뮤지컬인 엘리자벳을 비엔나에서 보게 되고, 결국 뮤지컬화의 가능성을 인정하게되면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고 해요.

뮤지컬 대본 작업은 거의 2년여의 세월동안 진행됐고, 실베스터 르베이의 음악작업도 다시 2년여 동안 전개됐어요.

애초에는 영국에서 독회를 여는 등 영미권 시장으로의 초입을 계획했지만 결국 그들의 본 무대인 독일어권에서의 처음 막을 올리게 됐죠.

특히 프란체스카 잡벨로가 연출했던 초연 버전은 버라이어티 잡지로부터 ‘꿈같은무대’였다는 찬사를 받았고, 결국 뮤지컬 레베카의 글로벌 흥행의 첫 단추를 끼우는 개가를 올리게 되죠.

무대에서는 흑백 스크린으로 구현됐던 히치콕 특유의 알싸한 뒷맛을 남기는 등장인물들과 소설에 등장하는 고즈넉한 저택 풍경은 형형색색의 무대 장치와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 효과로 대체됐고요.

오스트리아나 일본에서의 무대를 경험했던 관객이라면 국내로 소개되면서 이 뮤지컬이 얼마나 효과적인 비주얼적 완성도를 진화시켰는지 여실히 실감할 수 있겠죠. ‘

소극장 규모였던 일본 무대는 물론, 화려한 규모와 현실감을 극대화했던 유럽 공연과 비교해봐도 우리 무대가 주는 재미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원작자인 미하일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한국 무대에 대해 큰 만족을 표했다는 후문도 충분히 이해해볼만 하겠죠.

심지어 오스트리아 비엔나 월드 프리미어 당시 타임즈는 “원작을 뛰어넘는 뮤지컬의 탄생! 새로운 뮤지컬 '레베카'는 히치콕의 영화나 다프네 듀 모리에의 소설보다 충실하다!”라고 극찬을 보냈다고 하죠.

chapter 4> 뮤지컬 레베카의 넘버

아마 뮤지컬 레베카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주옥같은 넘버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지 않았나 싶어요.

뮤지컬 ‘레베카’를 단 한번이라도 봤던 관객이라면, 아마 회전하는 발코니 씬에서 댄버스 부인과 나가 부르는 레베카 넘버를 기억하지 못하는 관객은 없을 텐데요.

강렬한 넘버는 공연장을 나서면서도 계속 입에서 맴돌게 하는 것을 넘어 작품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이 장면의 노래가 귓전에 아른거리죠.

이렇듯 뮤지컬 공연에서 킬링 넘버가 있다는 것은 관객들에게 오랜 여운을 준다는 점에서 작곡가에겐 훈장 아니 자식과도 같은 존재일겁니다.

‘댄버스 부인’과 ‘나(I)’의 “레베카”를 비롯하여 킬링 넘버가 많은 뮤지컬로도 정평이 나있는데요.

‘막심 드 윈터’와 ‘나(I)’의 감미롭고 로맨틱한 듀엣 넘버 “하루 또 하루”

레베카를 향한 ‘댄버스 부인’의 애절함을 담은 솔로 넘버 “영원한 생명”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 넘버기도 하죠.

이 외에도 극중 관객들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웃음을 자아내는 넘버인 “아임 언 아메리칸 우먼”.

경쾌한 멜로디와 능청스런 가사가 돋보이는 ‘잭 파벨’의 “가면 오는 게 있는 법” 또한 뮤지컬 ‘레베카’에 재미를 더해준답니다.

chapter 5> 한국에서의 뮤지컬 레베카

한국에서는 2013년 초연 이후 2019년 다섯 번째 시즌까지 총 687회 공연에 총 관람객 83만명,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한 '메가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작품인데요.

특히 2013년 초연 당시 원작자인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로부터 “한국 무대가 세계 최고다”라는 극찬을 받았다죠.

이는 EMK뮤지컬컴퍼니만의 라이선스 방식인 한국 로컬라이징 프로덕션으로 작품 전체를 한국 정서에 맞게 업그레이드 한 국내 스태프들의 숨은 노력과 열정이 이루어낸 성과라 볼 수도 있겠네요.

뿐만 아니라, 국내 초연부터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 변신으로도 인기가 높았죠.

막심 드 윈터 역의 유준상과 류정한, 오만석, ‘나’역의 임혜영과 김보경 등은 각자 자신만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하지만 이 무대에서의 압권은 단연 댄버스 부인의 광기와 카리스마인데요.

초연에서 옥주현과 신영숙이 빚어낸 음색과 극중 캐릭터의 강렬함은 한참 동안 머릿속을 맴돌 정도로 인상적이었다죠.

특히 댄버스 부인 역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중저음의 멜로디를 음울하게 노래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강렬 그 자체랍니다.

또, 광기에 휩싸여 불길 속에서 사라진 전 주인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은 섬뜩한 느낌마저 객석으로 스며들게 만들고요.

현재 여섯번째 시즌으로, 뮤지컬 레베카를 또 만나볼 수 있다는데요. 이번엔 어떤 배우들이 각자 맡은 캐릭터를 오롯이 표현해낼지 궁금하네요.

이렇듯 영화와 원작 소설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로맨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 귓가에 맴도는 강력한 킬링넘버.

이번에도 관객들의 눈과 귀를 확실하게 사로잡을지 기대가 된답니다.

여러분도 꼭 직접 확인해보세요. 그럼 지금까지 뮤지컬데이트 강민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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