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향한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립극장 ‘울트라월드’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가상세계와 메타버스
독일 폴크스뷔네 최신작

해외초청작 '울트라월드'ⓒJulian Roder

코로나 팬데믹 2년. 인류 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로 인간과 인간의 만남 방식 역시 새롭게 변화되고 있다. 바로 대면과 비대면의 경계가 더욱더 모호해 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물결인 메타버스나 가상 세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역시 예사롭지 않다.

지난 27일 국립극장에서 막을 내린 독일 폴크스뷔네(Volksbühne)의 연극 '울트라월드'는 이러한 시의성을 반영하는 듯했다. 관객들은 메타버스나 가상세계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110분이라는 상연이 끝난 후, 많은 관객들은 객석을 지켰다. 그리고 이들은 오픈 채팅방에 접속했다. '울트라월드' 제작진에게 질문하기 위해서였다. 밤 10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었지만, 무려 113명의 관객이 오픈 채팅방에 머물렀다.

그리고 엄청난 질문이 쏟아졌다. 관객들은 "게임 속의 가상 세계와 동시대 자아의 어떤 상관관계를 말하고 싶었나" "프랭크는 게임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고 여러 시도를 했다. 하지만 계속 가상 세계에 남는 것 같았는데 결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가장 최신 기술로 볼 수 있는 가상현실 게임 테마인데 게임 형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세트가 미니멀하고 영상으로 많이 표현됐다. 기술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등에 관해 적극적으로 물었다.

연극 '울트라월드'에는 프랭크라는 아바타가 등장한다. 무대 위 프랭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어쩐지 똑같이 반복되는 게임 속에서 프랭크는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 좌절도 한다. 그러다가 프랭크는 그 공간을 벗어나려고 애쓴다. 그의 시도로 게임의 결말은 미묘하게 바뀌지만, 프랭크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상황에서 결국 벗어나지 못한다.

이 작품은 독일 폴크스뷔네가 2020년 1월 초연한 작품이다. 그때는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작품은 이미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올 가상 세계, 아바타, 비대면, 메타버스 등을 예견한 듯 현재 시대를 선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작품이 주는 메세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연출가 주자네 케네디(Susanne Kennedy)는 "만약 무대 위 게임 상황이 실재, 라이브, 혹은 삶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드는 것 같다"며 "저는 그것이 어떤 삶이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초청작 '울트라월드'ⓒJulian Roder

그는 "반대로 만약에 거기서 벗어난다면 벗어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서 질문이 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대사 중에 '여기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한다"며 "그것처럼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오히려 내 안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하고, 어떻게 보면 (마지막 장면은) 다른 층위에서 삶을 이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아바타 프랭크 역할을 연기한 배우 프랭크 윌렌스(Frank Willens)는 "배우 입장에서 사실 이 게임에서 벗어났을 때 무엇이 있을지 사실 알 수 없을 것 같다"며 "이 공간에서 2시간을 보내고 마지막에 벽이 올라간다. 그것은 그 세상을 벗어난다, 탈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세상을 넘어서 가려고 한다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실재라는 것은 여러 층위를 가지고 있고, 여러 층위가 있지만 그 층위를 다르게 한다고 해도 여전히 큰 구조 안에서는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극 중 태양이 그런 말을 한다. '앞에 있는 것을 제대로 바라보거라,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해라'라고 말하고 있어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시즌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꾀하고 세계 공연계의 흐름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해외초청 기획을 이어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초청작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이번 '울트라월드'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공연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상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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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운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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