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아온 김종인,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담보 있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6일 국민의힘이 정식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지난달 5일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으니 한달이 꼬박 흘렀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특이하지만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합류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도 궁금하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에서 박근혜씨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새누리당의 ‘화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심지어 2016년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했다. 그 후엔 다시 미래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장이 되었고, 이번엔 윤석열 후보 선대위의 ‘원 톱’을 맡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진심이 무엇인지는 그 자신만 알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가 선거를 지휘하는 데서 특출한 재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사회를 실제로 변화시키는 데는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외려 2012년 대선에서 그는 박근혜씨가 과거와 달라졌고 경제민주화를 진정성있게 추진할 것처럼 국민을 속이는 데 한 몫을 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매우 비슷하다.

윤 후보는 극히 최근까지도 극단적인 정책 성향을 드러내왔다. 종부세를 아예 없애겠다거나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가 ‘비현실적 제도’라서 철폐하겠다는 말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법이라고도 했다. 하루 이틀 지나 이를 번복하기도 했지만, 윤 후보의 일관성 있는 ‘실언 시리즈’로 볼 때 그가 아예 속에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김 위원장이 키를 잡으면 윤 후보의 실언은 줄어들 것이다. ‘약자와의 동행’이나 ‘국가 책임’같은 그럴듯한 말도 많이 나올 게 분명하다. 하지만 설령 윤 후보가 승리한다고 해도 이런 정책들이 실제 집행되리라 믿긴 힘들다. 김 위원장은 대선이 끝나면 또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것이나 실현되지 않을 약속을 남발하는 것에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때 그때 유력한 정치세력에 올라타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이 그가 해 온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주의적 정치는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 정치인의 이력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김 위원장 정도라면 지나쳐도 많이 지나치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권이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기이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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