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예산이 ‘수퍼 예산’이라는 보수 언론의 어불성설

지난 3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607조 7,000억 원 규모의 2022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에 비해 49조 7,000억 원(8.9%)이 늘어난 수치로 사상 첫 600조 원대 예산이다.

여야 합의로 통과된 이번 예산에 대한 보수 언론의 평가는 광기에 가깝다. 거의 모든 보수 언론들이 ‘수퍼 예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일부 언론은 ‘초수퍼 예산’(서울신문), ‘수퍼 울트라 예산’(중앙일보), ‘수퍼 매머드급 예산(조선일보)’ 등의 극단적 용어로 예산 규모를 과장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의 눈을 속이는 선동에 불과하다. 내년 예산 중 가장 많이 증액된 분야는 소상공인 지원(68조 원)인데 이는 국민의힘조차도 전혀 반대하지 않았던 대목이다.

이외에 딱히 눈에 띄게 증액된 예산도 없다. 주요 증액 사업이 방역의료지원예산(1조 3,000억 원 증액)과 중증환자 병상 4,000개 추가확보 예산(3,900억 원) 정도인데 초수퍼 예산 운운하는 언론은 이걸 하지 말자는 이야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예상되는 국가 채무(1,070조 원)가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선다는 보수 언론의 주장도 호들갑이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48.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27위, 국제통화기금(IMF) 190개 회원국 중 75위, 주요 20개국(G20) 중 16위에 그쳤다. 반면 미국의 이 수치는 130%나 되고, 일본의 이 수치는 이미 250%를 넘겼다.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유난히 재정 건전성이 뛰어난 국가다. 아직도 정부 부채를 훨씬 더 높일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600조 원을 넘어섰다는 수치만을 부각하며 ‘수퍼 예산’ 운운하는 그들의 의도는 명확하다. 시장의 위력을 배가하기 위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확산되는 ‘정부 재정 확대’라는 세계적 추세는 절대 거스를 수 없다. 게다가 이례적일 정도로 정부 부채가 낮은 수준인 우리로서는 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씀씀이를 늘려야 한다. 여야 합의로 이뤄진 내년 예산은 수퍼예산은커녕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건설을 이루기에 턱없이 부족한 ‘작은 예산’으로 평가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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