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전쟁, 이제 바이든의 전쟁이 될 것인가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서 정상회담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1.06.17.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4월 24일에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찾아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누가 봐도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이뤄진 방문에서 오스틴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미국이 ‘러시아가 약해지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막겠다는 미국의 목표가 이미 변해, 이제는 푸틴에 이어 바이든이 폭력 가해자가 됐다고 주장하는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The New Turn in Ukraine: Putin’s War Becomes Biden’s War


2월 25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격화된 우크라이나 갈등을 ‘푸틴의 전쟁’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NATO 확장을 멈추고 주요 안보 문제에 대해 러시아와 진지하게 협상했다면 침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2014년 우크라이나의 친러 정부가 쿠데타로 전복된 이후 미국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쏟아져 들어갔고, 그 무기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죽이는데 사용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을 넘고 조직적 폭력으로 갈등을 격화시킨 것은 분명히 푸틴이다. 누가 먼저 주먹을 휘둘렀는지는 중요하다. 푸틴이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끝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에는 이 갈등을 푸틴의 전쟁이라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번 충돌이 조 바이든의 전쟁이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보자. 키예프를 향한 러시아군의 진격이 러시아군의 문제, 우크라이나의 의지, 그리고 서방의 무기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연됐다. 러시아의 의도가 실제로 키예프를 점령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를 확실하게 점령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러시아의 진격이 병력과 장비의 막대한 손실 속에서 흔들린 건 사실이다.

러시아는 친러 세력과 친서방 세력이 오랫동안 물리적 충돌을 해온 돈바스 지역과 돈바스를 크림반도와 연결시켜 주는 해안 지역을 공격하기 위해 병력을 재배치하고 강화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추가 무기를 요청했고 바이든 정권은 8억 달러에 상당하는 첨단 무기를 추가로 주기로 했다. 미국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고 정보, 훈련, 계획 등의 형태로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작전을 펼쳤지만, 우크라이나의 성공에 기뻐한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는 이제 더 많은 중화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고, 몇 달 후면 찾아올 우크라이나에서의 ‘승리’를 운운하기 시작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장관들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젤렌스키 정권에 러시아에게 ‘패배’를 안겨주고, 다른 나라를 군사적으로 위협하지 못할 정도로 ‘약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전쟁 목표가 확대된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의 목표가 정확하게 무엇일까? 바이든 정권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이 잡을 수 있는 ‘최대’ 목표와 ‘최소’ 목표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최대 목표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과 이를 크림반도와 연결시켜주는 해안지역을 장악하지 못하고, 큰 대가를 치러 어쩔 수 없이 실패를 인정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것, 그리고 푸틴의 집권이 위태롭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최소 목표는 러시아가 승리를 선언하지 못할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잘 싸워서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더 낙관적이고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승리에 취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미국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소한 몇 달은 더 계속되기를 원하고 있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다른 어떤 동맹국에게 준 적이 없는 많은 양의 첨단 무기를 우크라이나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은 또한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대대적으로 높이거나 사이버 전쟁을 벌일 가능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비행금지구역을 제외하고는 젤렌스키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줄 의향이 있어 보인다. (비행금지구역마저 비밀리에 논의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렇게 위험한 치킨 게임을 하는 것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미국의 주장은 러시아가 부당하게 전쟁을 일으켰으니,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와 지원 세력은 러시아에게 패배를 안겨주고 벌을 내리기 위해 얼마든지 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연장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부당한 침공을 당한 측이 침략자와 협상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침공을 당한 측의 행동이나 문제 방치가 그 침략을 불러일으켰어도 상관없고, 대화 거부가 핵전쟁의 발발 위험성을 높여도 상관없다. 러시아가 만일 전쟁 수위를 높인 미국에게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핵무기로 대응한다면 미국은 이를 방어적인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러시아 원죄의 연속선상에 있는 공격적인 행위로 간주할 것이다.

여기에서 누가 전쟁을 시작했는지에 따라 전쟁을 정의로운 전쟁과 부당한 전쟁으로 나누는 시각의 오류가 명백히 드러난다. 누가 부당하게 전쟁을 시작했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가 전쟁의 수위를 부당하게 높이고 전쟁을 연장시켰는지도 중요하다. 전쟁의 발발만으로 그 전쟁의 도덕성이 결정되지 않는다.

러시아가 휴전을 제안하고 돈바스 공화국의 지위를 포함한 이슈들을 논의하자고 했는데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푸틴을 처벌하고 약화시키기 위해 이를 거부한다면 이는 정당한 행동일까? 물론 아니다.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는 세계에서 러시아를 ‘약화’시키겠다는 건 국제정치에서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새로운 전쟁 목표라면 러시아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위협을 만들어내 미국이 치러야 할 대가를 키울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정책 목표가 왜 바뀌었을까? 미국에게는 우크라이나의 주권 수호보다 더 복잡하고 야심찬 동기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러시아의 말을 허언(그게 진짜 허언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 치부하고 미국 무기의 위력을 과시함으로써, 미 제국이 건재함을 세계에 보여주고 중국과 본격적으로 대결할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지금의 상황을 가장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군국주의자들, 군수회사, 그리고 새로운 냉전이나 전쟁을 바라는 정치인들이다. 미국의 동기가 무엇이든 푸틴의 전쟁이 바이든의 전쟁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도, 이 전쟁을 연장시키고 있는 미국도 잘못이다.

지금의 상황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민이다. 게다가 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계속 고조될 경우 유럽과 전 세계 사람들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이제는 반드시 모든 관련 당사자가 벼랑 끝 전략을 접고 유엔과 함께 각자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현명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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