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 정말 좋은 일인지 우려하는 미국 매체

핀란드 대통령 사울리 니니스퇴와 스웨덴 마그달레나 아데르손이 NATO에 가입하겠다며 미국을 방문해 지난 19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오랫동안 중립을 지켜온 스웨덴과 핀란드가 NATO 가입을 공식화해 미국과 서방이 환호하고 있다. 그들은 NATO의 확장 반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이었는데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의기양양해 한다. 단기적으로는 이것이 서방의 쾌거일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서방은 유럽의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할 체제를 구축할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려 유럽의 안보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뉴요커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A “New Era” of NATO Expansion Deepens the Divide Between Russia and the West

77년 동안 핀란드와 러시아의 국경은 평화로웠다. 양국의 국경은 바트해에서 시작해 바람 많이 부는 농경지와 라플란드 황야를 거쳐 얼어붙은 북극까지 이어진다. 양국의 국경이 침입하는 병사들보다는 방황하는 순록을 막기 위한 울타리에 불과한 곳도 있다. 파란색과 흰색 기둥은 핀란드 땅, 빨간색과 녹색 기둥은 러시아 땅을 나타낸다.

핀란드 외무부가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듯, 양국 정부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기본을 배울 수 있도록” 국경을 넘는 관광과 경제적 관계를 장려했다. 그리고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고속 열차로 연결돼 있다.

핀란드는 그동안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NATO에 가입해 다른 유럽 국가들과 합류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그러면서 2차 대전 이후 ‘핀란드화’는 ‘중립화’와 동의어로 사용됐다.

그런데 모든 게 바뀌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거의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 핀란드가 지난 15일 NATO 가입을 추진할 것이라 발표했다.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고 했다. 그리고 하루 후인 16일 핀란드 의회는 188 대 8로 NATO 가입안을 통과시켰다.

스웨덴도 핀란드의 뒤를 따르고 있다. 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15일 “우리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유럽의 안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정치적 목표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고 막대한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개월 만에 두 나라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적인 의도와 진정한 평화적 공존의 불확실성에 대한 유럽의 불안감을 반영한다.

핀란드 국민의 NATO 가입에 지지율은 한때 20%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2월에는 53%, 3월에는 62%, 그리고 5월에는 역대 최고인 76%까지 치솟았다. 스웨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오랫동안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폴레옹 시대 이후 전쟁을 치러본 적이 없는 스웨덴에서도 처음으로 국민의 과반이 NATO 가입을 지지한다.

NATO는 두 팔 벌려 이 두 북유럽 국가를 환영하고 있다. 두 나라가 가입하면 그 면적만 해도 상당하다. (핀란드의 면적은 한국의 3배가 넘고, 스웨덴은 한국의 4배가 넘는다). 또 전 NATO 사무차장이자 미국 국무부 차관이었던 로즈 고테몰러가 지적했듯, 두 나라가 가입하면 발트해는 NATO호수가 된다. 두 나라의 NATO 가입은 러시아에게 중대한 전략적 패배이다.

NATO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15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패배, NATO의 와해 및 북미와 유럽의 분열을 원한다”며 현실이 반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과감하게 말하기도 했다.

같은 날 NATO의 외무장관들은 베를린에서 핀란드와 스웨덴 외무장관을 만났다. 이후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은 가입을 막겠다는 터키의 협박은 있었지만 핀란드와 스웨덴을 받아야 한다는 ‘매우 강력한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정상들은 이번 주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블링컨은 유엔에서 터키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에 가입하겠다고 하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동맹인 NATO에 대해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면 800마일에 달하는 러시아와의 국경이 NATO와 러시아가 접하고 있는 가장 긴 경계선이 된다. 그리고 NATO와 러시아가 접하고 있는 경계선의 총길이도 2배 이상 증가한다.

소련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봉쇄전략’을 설계한 조지 F. 케넌은 냉전 종식 초기부터 NATO를 비판해 왔다. 1997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그는 소련이 몰락한 이후 NATO를 계속 확장하면 그것이 “탈냉전 시대 전체에서 미국이 저지른 가장 치명적인 정책적 오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것이 러시아 내에서 민족주의적, 반서구 및 군국주의적인 정서에 불을 붙여 러시아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군비 통제 협상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의 논쟁을 훨씬 더 복잡하다. 1994년 NATO가 구소련 동맹국을 환영하기로 합의한 것만큼 상상력이 부족하고 치명적인 정책은 없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1999년에 소련과 동맹을 맺고 바르샤바조약 회원국이었던 체코, 헝가리, 폴란드가 NATO에 가입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러시아 전문가인 다니엘 트라이스먼은 “1990년대 당시의 가장 큰 국제적 문제 중 하나는 서방 세계에 확실하게 통합하는 것”이었다며 서방이 새로운 금융적, 상업적, 문화적, 정치적 연결고리들을 만들어내고, 유럽에도 NATO를 보완할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만들어냈어야 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점점 동쪽으로 밀려들어오는 NATO를 러시아가 어떻게 인식할지 이해하지 못했다.

2004년에는 바르샤바 조약 회원국이었던 3개 국가를 포함한 7개의 국가가 NATO에 새로이 가입했다. 구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 가입은 양국이 가입 요건을 갖추기 훨씬 이전인 2008년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2009년부터 2020년까지 4개국이 추가로 가입해 NATO는 러시아보다 4배 많은 병력을 갖추고 러시아보다 훨씬 많은 탱크, 전투기, 포병 등을 가진 조직이 됐다. (유럽 국경 쪽에 더 많은 전술 핵무기를 배치고 있는 건 러시아지만 말이다.)

오랫동안 핀란드와 스웨덴을 미국과 유럽의 안보시스템 안에 둬야 한다고 주장해 온 사람들조차 양국의 NATO 가입이 가져올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전 국무부 국장으로 싱크탱크 뉴아메리카를 이끌고 있는 앤메리 슬라터는 “유럽에서 러시아는 분명히 패배했다. 하지만 약해지고 모멸감을 느끼는 러시아는 위험한 나라”라고 했다. 그녀는 비슷한 처지에 있던 1차 대전 이후의 독일을 예로 들며 그것이 히틀러의 부상과 2차 대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슬라터는 “유럽과 1648년부터 유럽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였던 러시아의 통합과 우크라이나나 핀란드, 스웨덴 등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이 상호배제적이라는 무언의 전제가 가장 답답하다”며 이런 전제가 1648년부터 유럽에서 큰 영향력이 있던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안보체계의 구축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실주의파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영향력과 자원 및 외교를 라이벌 강대국과 인류의 존재를 위협하는 문제들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극도로 과장된 ‘러시아 위협’ 때문에 중국이나 기후변화 문제가 뒷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앤드류 바세피치 퀸시연구소 소장은 “푸틴의 침공 때문에 미국의 국가안보 아젠다가 뒤죽박죽 됐다. NATO 확장이 좋은지에 대해 절실하게 필요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략보다 감정이 앞서는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 평화중재협회는 러시아의 폭력적인 보복 가능성을 높일 만한 긴장고조 요인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스웨덴 평화중재협회의 가브리엘라 이르스텐은 “NATO에 가입하면 전쟁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러시아 외무장관은 13일 나토 확장이 불러온 위협을 ‘무효화’하기 위해 ‘군사적, 기술적 및 기타 성격의 보복을 하겠다고 맹세했고, 러시아 유엔 주재 부대사 드미트리 폴랸스키는 NATO에 가입하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적‘의 일부가 되며, 그로 인한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NATO 가입으로 인한 러시아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푸틴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결정을 설명했다. 푸틴은 매우 침착하게 들었다고 한다.

핀란드와 러시아의 국경은 여전히 평온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이 국경을 오가는 사람의 수는 줄지 않았다. 국경상황이 안정적이고 양국의 국경 당국 간의 협력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으로 NATO와 러시아 사이의 골은 더 깊어졌다. 알렉산터 스툽 전 핀란드 총리의 말대로 유럽은 분열돼 있다. 새로운 철의 장막이 러시아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수십 개의 유럽 국가들 사이에 있다. 스툽 전 총리는 그것이 유럽의 미래라고 했다.

지금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국가안보를 강화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행동에는 그에 대한 반응을 유발한다. NATO의 계속되는 확장이 어떤 반응을 유발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