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도쿄에서 요미우리 신문사 직원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소식을 전하는 호외판을 배포하고 있다. 2022.07.08. ⓒ뉴시스
아베 신조(68)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일본 최장수 총리로 일본 우익의 구심 역할을 해 왔던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으로 일본 사회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NHK는 이날 오후 5시40분께 “나라현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아베 전 총리가 숨졌다”고 자민당 간부가 전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나라현 나라시에 위치한 역 인근에서 1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유세 도중 두 차례 총성이 울린 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현장에서 경찰이 붙잡은 용의자는 전직 해상자위대원으로 알려진 야마가미 데쓰야(41)로 원통 모양의 포신에 검정색 테이프가 감긴 수제총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불만이 있었고, 죽이려고 생각해 노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8일 일본 나라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쓰러진 후 경호원들이 총격 용의자를 제압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 중 들려온 총성과 함께 가슴 부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2.07.08. ⓒ뉴시스
피격 당한 아베 전 총리는 나라현립 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NHK는 아베 전 총리가 우측 경부에 총상으로 인한 출혈이 있고, 왼쪽 가슴 피하 출혈도 있다며 “의식이 없고 용태가 나쁘다는 보고를 현장에서 받고 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NHK는 5시40분께 아베 전 총리가 치료 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정을 취소하고 헬리콥터를 이용해 총리관저로 복귀했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벌어진 비열한 만행으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번과 같은 만행은 용납되지 않으며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 두고 향후 대응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사태를 "선거 중 일어난 비열한 만행"이라며 "절대 용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2022.07.08. ⓒ뉴시스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의 주요 언론과 방송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속보를 내보냈으며, 신문들도 호외를 발행했다. 세계 언론들도 피격 사건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 2012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일본 총리를 지냈던 일본 우익의 구심이자 상징적 정치인이다. 그의 피격 사망으로 10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는 물론 향후 일본의 국내외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