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Earth Radiation Budget Satellite)의 추락 예상 범위 내 한반도 통과 예측 궤적. 2023.01.0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9일 오후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어 국민들을 맘 졸이게 한 미국 인공위성에 대해, 정부 당국이 한국 상공을 지나간 걸로 추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날 오후 "미국 지구관측위성의 잔해물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특별한 피해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인공위성 잔해물의 추락 시각과 추락 지점은 미 공군 소속 우주사령부 연합우주작전 본부(Combined Space Operations Center, CSpOC)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위성이 추락했다고 판단하는 상황에 대해 △ 위성 추락을 관측했을 경우 △ 90~120분 간 관측되지 않을 경우 두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구관측 위성 추락과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7시 경 경계경보를 발령했고, 오전 9시 15분엔 우주위험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하여 관계부처와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후 오전 11시 30분 경엔 전 국민에게 재난 안전문자를 보내 "12:20∼13:20 사이 한반도 인근에 미국 인공위성의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시간 외출 시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추락 예상시간대인 오후 12시20분~ 1시20분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제1차관, 연구개발정책실장, 거대공공연구정책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피해상황 파악을 위한 긴급상황회의를 진행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천문연구원과 최종 추락 지점, 시간 등 추가적 정보를 확인하는 대로 다시 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추락한 인공위성은 미국이 지난 1984년 10월 챌린저 우주왕복선에서 발사한 것이다. 무게 2,450Kg의 지구관측위성(Earth Radiation Budget Satellite, ERBS)으로, 지구의 열복사 분포를 관측·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2005년 임무를 마치고 은퇴했으며, 이후 관성에 따라 지구 상공을 돌다가 18년이 지난 올해 중력에 이끌려 지상으로 추락하게 됐다.
보통 추락한 위성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마찰열에 의해 부서지고 연소돼 대부분 소실된다. 가끔 일부 잔해물이 넓은 범위에 걸쳐 낙하할 수 있어 추락 지역 인근서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낙하 잔해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할 경우, 직접 접촉하지 말고 119(소방서)에 즉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