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Earth Radiation Budget Satellite)의 추락 예상 범위 (2023년 1월 9일 12시 53분 (KST) ± 30분). 노란색: 예측 시간 전 30분, 붉은색: 예측 시간 후 30분 경로. 2023.01.0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반도 인근 추락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국 지구관측위성이 결국 베링해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9일 밤 "미국 지구관측위성 추락상황이 종료되었다"라며 "이날 오후 1시 4분 경 알래스카 서남쪽 베링해 부근(위도 56.9도, 경도 193.8도)에 최종 추락했다"고 미 우주군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해당 지점은 당초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예측한 경로 상에 있었다. 추락하는 위성 잔해가 한반도를 지나쳐 더 가면 도달하는 곳이다.
앞서 전날 오전 과기정통부는 전날 천문연이 예측한 위성 추락 경로 안에 한반도 인근이 포함된다고 전하며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지구관측 위성 추락과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같은날 오전 7시 경 경계경보를 발령했고, 오전 9시 15분엔 우주위험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하여 관계부처와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전 11시 30분 경엔 전 국민에게 재난 안전문자를 보내 "12:20∼13:20 사이 한반도 인근에 미국 인공위성의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시간 외출 시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추락 예상시간엔 이종호 장관 주재로 피해상황 파악을 위한 긴급상황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추락한 인공위성은 미국이 지난 1984년 10월 챌린저 우주왕복선에서 발사한 것이다. 무게 2,450Kg의 지구관측위성(Earth Radiation Budget Satellite, ERBS)으로, 지구의 열복사 분포를 관측·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2005년 임무를 마치고 은퇴했으며, 이후 관성에 따라 지구 상공을 돌다가 18년이 지난 올해 중력에 이끌려 지상으로 추락하게 됐다.
사용 연한이 다 되거나 고장이 나 멈춰버린 위성들이 지구로 추락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위성 잔해물은 대기권에 진입할 때 마찰열에 의해 부서지고 타버려 대부분 소실된다.
다만, 일부 잔해물이 대기권 안까지 진입할 수 있어 최종 추락 지역 인근에선 주의가 요구된다. 다수의 경우엔 지구 면적 대부분을 점하는 바다로 떨어졌지만, 해외에선 육지에 떨어져 민간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