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경찰 수사 시작되자 “국내 OTT 동영상 모두 삭제”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국내 지상파 방송국과 OTT 등이 고소하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23일 "한국 OTT / 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동영상을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누티비는 이날 사이트에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자료 삭제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려 "일괄 삭제 시점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금주 내로 모든 자료를 삭제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들이 명시한 삭제 대상은 △ 웨이브 △ 쿠팡플레이 △ 왓챠 △ 티빙 △ KT 시즌과 그외 기타 국내 오리지널 모든 시리즈다. 

그러나 글로벌 OTT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누누티비 측은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어느정도 수긍한다"면서 "앞으로 자료 요청 또한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처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괄 삭제가 완료되면 다시 한 번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며, "일괄 삭제한 이후에도 국내 OTT 관련 자료가 남아 있는 경우, 고객센터 이메일을 통해 알려주면 제거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 또한 강화할 예정이며 필터링 또한 적용할 것"이라며,  한국 OTT 측에 "필터링 적용을 희망 하는 자료가 있는 경우 고객센터 이메일로 연락 주시면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누누티비'는 지난 2021년부터 도미니카 공화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각종 OTT 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으로 제공해 수익을 올려왔다. 이들은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해 사이트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도 해 물의를 빚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사이트에 대해 수 차례 접속 차단 조치를 했지만, 이들은 번번히 주소를 우회하며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비롯해,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 JTBC '신성한 이혼' 등 콘텐츠도 불법 스트리밍 해 더욱 논란이 됐다. 

업계에서는 누누티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올해 1월 넷플릭스(1258만명)의 국내 이용자 수에 비견할 만하며, 티빙(515만명)의 두 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이 때문에 최근 저작권 침해를 당한 국내 방송국과 OTT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KBS, MBC, JTBC 등 방송사와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 CJ ENM,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SLL, OTT 웨이브와 티빙 등이 소속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 9일 누누티비를 형사 고소했다. 이후 일주일만인 지난 16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해당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