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SRT 운행 확대, 위험하고 불편하다

지난 4월 국토부는 수서에서 호남, 경부선을 운행하는 SRT를 경전선, 전라선, 동해선으로 확대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강남 및 경기 동부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라는 요구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창원, 여수, 포항에서 SRT를 타고 수서를 갈 수 있게 되면 남부지역 380만명 이상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동안 철도 개혁을 주장해 온 철도노조는 이런 계획이 위험하고 불편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국토부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부산-수서를 운행하는 SRT 80회가 최대 10회가량 줄어들며 열차를 이용하는 부산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SRT의 운행 확대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채우는 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SRT는 총 32편성을 보유하고 있고, 그중 10편성은 정비편성으로 정비하고 있어 실제로 하루 노선에 투입되는 열차는 22편이다. 국토부는 10편성의 정비편성에 대한 정비효율화를 통해 최소 3편성을 확보할 계획인데, 정비 축소에 따른 안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고속열차는 일정 거리를 운행한 열차가 차량정비기지에 입고되어 주행장치와 같은 주요 부품의 교환 작업을 거쳐야 정상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자동차가 운행거리와 기간에 따라 소모품을 교체하고 정비를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백명의 승객을 태우고 시속 300km 속도로 달리는 고속열차의 정비는 자동차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철도노조는 하루 평균 2,000km를 운행하는 SRT의 정비를 축소하거나 효율화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렇게 무리하게 열차 투입을 하고도 경전, 전라, 동해선 하루 4회 운행으로는 지역의 고속철도 증편 요구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대안은 의외로 쉽다. 수서에서 경전, 전라, 동해선을 운행하는 KTX를 편성하면 된다. 코레일은 SR에 임대하고 있는 22편성을 제외하고도 104편성의 고속열차를 보유하고 있어 지금이라도 즉시 해당 노선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회사를 여러 개 두어야 한다는 고집이 문제를 복잡하고 만들고 있는 셈이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