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유가족의 눈물 “사과와 반성은 없고 고인 명예훼손만 계속”

민주당 건설노조 탄압 대응TF “40일 다 돼가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하는 상황, 국회서 역할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진성준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건폭'몰이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한 분신한 고(故) 양회동 건설노조 제3지대장의 유족·건설노조와의 간담회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2023.6.9 ⓒ뉴스1

“아직까지 사과와 반성 그런 부분은 전혀 없고, 오히려 동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만 지금 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건폭 몰이’ 수사에 반발하며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의 친형인 양회선 씨가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산하 건설노조 탄압 대응TF와의 간담회에서 눈물을 삼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경찰이 고인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인이 생전 비관한 적이 없느냐’는 식으로 물었는데, 이것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같은 시각,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고인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가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었다.

양 씨는 “경찰이 공정하고 정확한 수사가 아니라 강압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몇 번에 걸쳐서 조금씩 저희가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씨는 특히 “CCTV 유출과 유서대필 의혹은 저희들한테는 굉장히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 보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의혹들은 저희들한테는 어떻게 보면 폭압”이라며 “만약에 아이들이 그 CCTV를 본다면 그 상처는 어떻게 지울 수 있겠는가. 감히 생각하기도 싫다”라고 말했다.

양 씨는 “앞으로 그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라며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자꾸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저희로서는 더 감당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씨는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동생의 명예회복을 이뤄야만 저희가 동생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역할을 당부했다.

고인의 아내도 “다음 주에 열리는 국회 현안질의에서 국회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 다시는 건설노동자가 이런 일을 겪지 않게 강압수사를 중단해달라”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그는 “(남편이) 하던 일이 잘 안 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 인력 사무실을 다니게 되면서 철근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이들 아빠는 이 일이 적성이 맞다며 철근 일과 설계도면 보는 법을 좀 더 배우겠다고 성남에서 고시원을 얻어 로타리로 일을 다녔다. 그러면서 용인, 경기도, 광주, 청주, 울진 등 여러 지역을 다니며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다가 제가 남편에게 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다고, 속초로 왔으면 좋겠다고, 덜 벌어도 같이 있자고 설득했고, 남편은 그렇게 속초로 왔다”며 “속초에 와서 건설현장을 여기저기 개인적으로 찾아다녔지만 단 한 곳도 채용해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건설노조였다”고 부연했다.

이어 “노조 가입 후 일자리도 얻게 됐고, 일용직 건설 근로자지만 한 달에 한꺼번에 받는 일당이 월급 받는 월급쟁이 같았다. 경제적인 안정도 찾게 되고 무엇보다 저희 가족이 함께여서 정말 기쁘고 좋았다. 남편도 개인적으로 이 일을 했을 때와 노조 가입 후 건설현장에서 처우가 달라졌다며, ‘똥떼기(임금착취의 의미)’도 없고 일반 노동자보다 좀 더 수입이 좋고 유급도 인정해준다고 이야기를 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노조에 가입했고 가족을 위해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아이들의 아빠”라며 “부디 아이들의 아빠가 선택한 이 길이 억울하지 않게 꼭 진실을 밝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장옥기 건설노 위원장도 “지금 양회동 열사가 이곳 안치실에 온 지 거의 40일째 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저희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소환조사를 하고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국회가 견제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례를 빠른 시일 내에 치를 수 있도록 국회가 함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아가 장 위원장은 “건설노동자뿐만아니라 지금 윤석열 정부가 행하는 폭압적인 노동자 탄압에 맞서 함께 싸워 나가자”고 호소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산하 건설노조 탄압 대응TF 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건폭'몰이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한 분신한 고(故) 양회동 건설노조 제3지대장의 유족·건설노조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6.9 ⓒ뉴스1

이에 건설노조 탄압 대응TF 단장인 진성준 의원은 “40일이 다 돼가도록 양회동 열사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정부가 무리한 조작수사, 강압수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태세를 아직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서 저희들도 참 답답하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진 의원은 민주당과 국회에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그는 “윤석열 정부가 전방위적이고 전면적으로 노동탄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당이 총력으로 대응하기 위한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보고, 건설노조에 국한한 TF가 아니라 노동탄압 전반에 대응하는 대책기구로 확대·격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6월 국회에서 대정부질문과 상임위원회 현안질의 등을 통해 노동탄압과 노동정책 전반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무엇보다 양회동 열사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어도 고용노동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서 조문하고 유가족과 건설노조에 심심한 유감과 사과의 뜻을 표해야 하지 않겠냐”며 “빨리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검찰독재 시대라고 느낄 수 밖에 없는 시대”라고 개탄했다.

우 의원은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양회동 열사가 갈취나 공찰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이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을 지키려고 하다가 벌어진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아이들에게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고 자랑스러운 아버지라고 이야기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유가족들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절대로 퇴행으로 끝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건설노조는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 ▲강압수사의 총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과 왜곡선동에 앞장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 ▲적법한 노조 활동을 불법화하는 정부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 해산 ▲건설노동자 고용개서 법안 개정 ▲건설현장 고용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또한 민주당 을지로위 건설노조 탄압 대응TF에는 ▲6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의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 ▲원희룡 국토부 장관 면담 ▲건설현장 불법 관련 현장 방문 ▲윤석열 정부의 ‘건폭’ 몰이로 인한 심각한 건설노동자 생계문제 관련 건설노동자와 간담회 ▲양회동 열사 분신 상황 조선일보의 왜곡보도 관련 CCTV 영상이 유출된 강릉지청 방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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