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경찰의 시위 과잉진압 논란...“팔다리 꺾이고 피 흘려”

광양제철소 노동자에 대한 곤봉 폭행에 이어 경찰의 집회·시위 폭력 진압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진압이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하 공동투쟁)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문화예술인들이 경찰 폭력에 의해 팔다리가 꺾이고 피를 흘렸다”고 밝혔다.

공동투쟁이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문화예술인들이 모인 가운데 문화제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이 있었다는 것이다.

공동행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과 그 해결에 대해 얘기하고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어우러진 문화제였다. 시민들의 통행도 아무런 문제 없이 문화제는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문화예술인들의 평화로운 문화제는 오래가지 못했다”며 “문화제 내내 이를 방해하고 불법집회라며 강제해산 명령을 하던 경찰은 문화제 중간에 난입해 참여자들을 강제 해산시켰다”고 했다.

공동행동은 “폭력을 사용해 참여자들을 끌어내고 이 과정에서 아사히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절해 응급후송됐다.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도 부상을 당해 응급후송돼 현재 오른손 반깁스 진단을 받은 상태”라며 “인권침해 감사 활동 중이던 여성 노동자도 강제해산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고, 다수 부상자들이 경찰 폭력에 의해 팔다리가 꺾이고 찰과상으로 피를 흘렸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경찰은 예술인들에게 문화제에서 진행한 창작 활동이 예술이 아니라는 망언도 퍼부었다. 설사 경찰의 말대로 문화제가 아니라 미신고집회라 할지라도 강제해산할 수 없다는 2021년 대법원의 판례에도 어긋나는 불법 해산이다”며 “윤석열의 법과 원칙은 또다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 개탄했다.

병원에 후송됐다가 퇴원한 차헌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장은 목에 깁스를 한 채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가 무슨 큰 잘못과 불법을 저질렀길래 평화로운 문화제를 700명의 경찰을 동원해 마치 테러를 진압하듯이 무자비하게 사람을 끌고 갈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경찰은 진압 행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초경찰서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 “순수한 문화제 범위를 넘어 명백한 미신고 불법집회를 진행했다”며 “3차에 걸친 해산명령 후 대법원 건너편으로 직접 해산 조치했다. 앞으로도 불법집회에 대해서는 주최자는 물론 참가자도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