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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성가족부 수장이 되기엔 너무 뒤떨어진 김행 후보자의 인식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이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인권의식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은 근거가 넉넉하다.

김 후보자2012년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에서 필리핀의 사례를 언급하며 "너무 가난하거나 강간을 당해 임신을 원치 않을 경우에도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tolerance·관용)가 있다면 여자가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김 후보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의미가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발언은 맥락을 따질 필요도 없어 보인다.

김 후보자는 같은 해 위키트리에 올린 기사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반하는 이유 베스트 10"이라는 제목 하에 "결국 결론은 하나, 예뻐야"라고 썼다. 한심한 이야기다. 김 후보자는 이 글이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둘러댔는데 그리 설득력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김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되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에 대해 백지신탁 결정을 받게 되자 이를 가족에게 넘긴 후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 다시 매입했다. 백지신탁은 매수자를 금융회사가 찾는 방식이다. 김 후보자의 설명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공적으로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가족을 동원해 처리한 것인데,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김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가짜뉴스'라면 언론과의 접촉 자체를 회피했다. 충분히 해명하거나 사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도리어 화를 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과정과 판박이다.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최소한 내년 말까지 여성가족부는 존치되고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지금까지 나온 문제만 봐도 김 후보자에게 그런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인사청문회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김 후보자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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