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와의 공천거래 등 각종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와 명 씨 사이의 공천거래 의혹 등 명 씨가 연관된 부적절한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다. 자연스럽게 명 씨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녹취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또 커지고 있다. 대선 이후 명 씨와 정말로 소통을 끊은 것이냐’는 질문에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축하 전화를 받고, 어찌 됐든 명 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공천에 관한 얘기를 한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공천 얘기를) 했다면 당에서 이미 정해진 얘기, 아마 그 시기에는 거의 뭐 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를 꼭 공천을 주라고, 그렇게 사실 얘기할 수도 있다. 그게 무슨 외압이 아닌, 의견을 얘기하는 거지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 김 여사의 공천 거래 의혹을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듣는 지역 민원과 동일한 수준인 것처럼 언급하면서, 사안을 축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 어느 지역에 가면 ‘이런 게 관심 많으니 이런 얘기 좀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도 하더라”며 “물론 그런 얘기를 명 씨한테 받은 게 아니라 수백 명으로부터 받았지만, (저의) 당선을 위해 도움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고 말했다.
명 씨가 김 여사를 통해 창원 제2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창원 산단을 포함해 열 몇 개의 국가산단은 제 대선 공약이다. 다 오픈해서 진행하는 거지 비밀리에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거를 제가 전화해서 ‘됐다’ ‘말았다’ 자체를 할 수도 없다”고 했다.
명 씨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도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의 경솔한 언행 때문에 공개된 녹취 내용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녹취를 폭로한 강씨(강혜경 전 보좌관)는 의붓아버지 병원비 명목으로 2천만 원을 요구했고, 운전기사 김 씨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