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 14일 윤 대통령이 나 의원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위촉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는 장면. ⓒ뉴스1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에 참여하지 않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서울 동작구을)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국회가 포위돼 들어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의원들은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국회로 향할 때,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 때문에 국회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상수 국민의힘 전 대변인이 겪은 시민들은 전혀 달랐다.
박 전 대변인은 19일 페이스북에 “경정문으로 막 나가려는데 밖은 민주당 지지자와 시위대로 가득했다”며 “종종 알아보는 분들도 있었으나, 시위대는 내게 전혀 위협을 가하거나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대는 방송에 나오는 나를 알아봤고, 우리 당 대변인인 것도 알고 있었지만, 국회 내부 상황을 예의 있게 물어봐 줬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이어 “김재섭 의원은 국회 담벼락을 넘다가 피딱지가 질 정도로 무릎이 까졌다. 민주당 의원 170명 정도가 담장을 넘어 들어왔다. 나는 보좌관 등의 보호도 없이 홀로 새벽 세시 반에 국회에서 당사로 걸어갔다. 국회의원이면 보좌관들의 보호도 받을 수 있다”면서 나 의원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도대체 뭐가 무서웠던 건가? 전쟁이 나거나 이번 계엄 같은 유사 사태가 벌어질 때 국회에 갈 용기 정도는 있어야 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오후 10시 28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요건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는 없었다.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기관인 국회는 경찰에 의해 봉쇄됐다. 오후 11시 47분쯤에는 계엄군 헬기가 국회 상공에 나타났고,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보좌진 등은 바리케이드를 쌓고 몸으로 계엄군의 진입을 막았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170여명의 야당 의원들은 목숨을 걸고 국회로 향했고, 18명의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로 향했다. 경찰에 의해 출입이 막히자, 담을 넘어서 들어갔다.
하지만 나 의원 등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당사로 모였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일 국회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나 의원은 “일부 국민의힘 위원들은 국회 경내로 들어가려다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들어가지 못했다”며 “우리 모두 당사로 복귀해 해제 요구를 했다. 그래서 저희가 당사에 있었지만 똑같은 의미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