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고 탄핵되면서 윤석열 탄핵 속도가 예상 외로 더뎌졌다. 문제는 이대로 시간을 더 끌 경우 다가올 도널드 트럼프 2기를 우리는 상당기간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2기의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트럼프는 이념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니다. 뱉어놓은 말도 여반장(如反掌)으로 뒤집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정부는 실력과 순발력을 갖춰야 한다. 트럼프가 가변적인만큼 우리도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장 트럼프 취임 이후 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 문제,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대미 무역 흑자 문제, 트럼프가 공공연하게 폐지 또는 축소를 공약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칩스법(반도체 지원법) 문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하면 하나같이 우리나라 경제에 큰 손실을 끼칠 사안들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히 국가의 리더를 선출하는 것이다. 권한대행 체제로는 트럼프의 변화무쌍한 통상정책에 맞설 수 없다. 윤석열 탄핵이 더 속도감을 내야하고 대선이 최대한 빨리 실시돼야 하는 이유다.
특히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대미 정책을 펼칠 정권이 필요하다. 실용주의자 트럼프는 탈이념을 바탕으로 실리만을 추구할 텐데 윤석열처럼 한미동맹에 목을 맨다면 우리는 트럼프의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다.
트럼프 2기는 당장 눈앞에 닥친 도전이다. 식물정권이 아니라 제대도 된 방향성과 기동성을 갖춘 새로운 대통령과 경제팀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빠른 탄핵에 이은 조기 대선, 그리고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