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파시즘, 민주공화국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사회대개혁정책포럼, ‘광장의 시민과 민주공화국의 비전’ 토론회 열어

1월 22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광장의 시민과 민주공화국의 비전’ 토론회가 열렸다. ⓒ민중의소리

22일은 조성우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의 영결식이 있는 날이었다. 또한 조성우 대표를 비롯해 탄핵 이후를 고민하는 활동가와 학자들이 첫 토론회를 여는 날이기도 했다. 사회대개혁정책포럼이 주최하고 전국비상시국회의가 후원한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조성우 대표의 안식을 기원하며 토론의 문을 열었다. 토론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첫 주제발표자인 안병진 경희대 교수는 12.3 내란을 파시즘으로, 현 시국을 ‘차가운 내전’(Cold Civil War)의 시대로 규정했다. 트럼프나 윤석열 등이 예외적 사례가 아니며 이들은 선거의 무결성, 소수의 권리보장과 법의 지배를 원리로 하는 ‘자유주의 헌정주의 민주주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 언론의 기계적 중립이 파시즘을 합법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파시스트 반(反)헌정주의 대 헌정주의세력의 싸움이 보수와 진보의 진영 대결로 협소화돼서는 안 된다며,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들을 최대한 포괄하면서 민주주의 진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대선에서 자칫하면 파시즘 세력이 승리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만의 후보 전술로는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고, 중도 및 진보 공간의 다양한 후보들이 나서 연합정치와 사실상의 결선투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대선 승리는 물론 공존과 연합의 원리가 구현되는 국정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일영 한신대 교수는 현시기를 세계체제-분단체제-국내체제 등 한반도 삼중체계의 카오스시대로 규정하고, 이를 탈피하기 위해 새 공화주의 사상노선과 국가비전 논의가 필요하다 제언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사상지도가 단절된 채 권력에 대한 논의만 이뤄졌다며, 2010년대 이래 한국의 정치경제가 카오스시대로 진입했고, 최근의 내란 사태도 그 일부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 공화주의는 글로벌공화주의, 지역공화주의, 경제공화주의 등의 사상자원을 결합하는 사상노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토착담론인 재상책임론, 전환시대론, 민족경제론, 변혁적 중도론 등과 연결지었다.

토론자인 이혜정 중앙대 교수는 안 교수의 발제 중 ‘미국 문제’에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미국 체제를 표준으로 보고, 중국 견제를 국제사회의 합의로 보는 것이 맞는지를 지적하며 한미관계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은주 영산대 교수 양원제에 기초한 준내각제 구상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단순다수결의 하원과 비례대표제의 상원으로 구성해 거부권을 사진 상원에서 다양한 세력의 연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우리의 역사적 전통에서 민주적 공화주의 정치철학을 재구성하자는 제안도 했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는 제도가 아니라 주체의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아무리 민주적 시스템을 갖춰도 사람, 즉 정치적 주체가 준비되지 않으면 공화주의가 무너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진보정당이 부진해 연합정치도 어려운 현실에서 현장의 힘을 어떻게 정치적 동력으로 만들 것인지 섬세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종헌 공주대 교수는 균형발전과 분권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는 시기에 지역공화주의의 쟁점을 정리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일영 교수의 카오스 규정에 대해 국제질서나 남북관계, 국내 갈등이 현시점에서는 아직은 판단하기 어려운 불투명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병진 교수의 ‘차가운 내전’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유보적 견해를 밝혔다. 양당 안팎에서 다양한 분파와 소수정당들이 나와 연합정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며, 내란 극복의 국민적 항쟁이 개헌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 발표 이후 청중들의 질의와 의견 발표, 토론자와 발제자의 답변과 종합발언이 이어졌다.

좌장을 맡은 김태일 영남대 명예교수는 광장에서 나온 발언을 채록해 이른바 응원봉 부대와 키세스단의 목소리를 담아 실천적 과제를 도출하는 토론과 연합정치를 모색하는 토론 등을 이어 나갈 예정임을 알리며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광장의 시민과 민주공화국의 비전’ 토론회(전국비상시국회의TV)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