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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영세 위원장의 내란 옹호,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임을 자백하는 것인가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현장에 있었더라도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를 침탈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계엄해제 의결을 초조하게 기다렸던 순간이 떠올라 아찔하다. 한동훈 전 대표가 성급하게 위헌·위법성을 얘기했고, 자신은 계엄해제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12.3 계엄이 합헌이고 합법이라는 것인가. 당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던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추경호 원내대표가 집결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는데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했던 것인가. 권 위원장의 발언은 명백한 내란옹호다.

신속하게 계엄해제가 의결되지 않았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요인 수거·사살’ 방안을 담은 노상원 수첩이 현실이 되고 비상입법기구가 들어서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됐을 것이다. 윤석열이 경고성 계엄이 아니라 장기집권까지 구상하며 일을 벌였다는 것이 확인되는데 권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원했다는 것인가.

헌재 흔들기도 위험하기 짝이 없다. 권 위원장은 "50% 가까운 분이 헌재를 신뢰하는 게 신기하다"라고 했는데 여당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이 이런 발언을 하니 극우세력이 헌법재판관 자택까지 쫓아가 공격하는 것 아니겠는가. 부정선거 음모론에 힘을 실어 주는 발언도 나왔다. 권 위원장은 "우리 사회 학식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부정선거에 대해 굉장히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중앙선관위가 나서서 객관적으로 리뷰를 받겠다고 얘기하는 건 어떻겠나 하는 생각도 한다"라고 했다. 헌법재판소 변론 과정에서도 나온 선관위와 국정원 관계자의 명백한 증언과 증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에 힘을 실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계엄의 위헌·위법성 부정, 헌재 흔들기,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거리의 극우세력과 유튜버가 아니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이라는 것이 개탄스럽다. 극우세력에 편승하여 내란동조 정당으로 남는 것이 권 위원장이 할 일인가. 극우세력을 자극하고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권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역사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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