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음악 영화가 뮤지컬로, 봄에 만나는 뮤지컬 ‘원스’

배우들이 직접 소화하는 연기, 노래, 연주, 안무 등 다채로운 무대

뮤지컬 '원스' 공연 사진 ⓒ신시컴퍼니

대학로에서는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버스커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음악이 들리고 노래가 들려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발길을 멈춘다. 이 낭만적인 풍경은 TV프로그램이 되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무대가 없어서, 자신을 알리고 싶어서 거리에 선 버스커들은 음악의 힘만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영화 ‘원스’의 감동도 여기에서 시작된다. 인적이 드물어진 거리에 한 기타리스트가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르고 있다. 꽃을 파는 이민자인 여자는 멈춰 서서 그의 노래를 듣고 있다. 사랑을 잃은 한 남자와, 생활을 위해 꿈을 포기한 한 여자의 만남과 끌림의 시간은 그렇게 한 편의 영화 속에 담겼다. 그리고 ‘원스’는 뮤지컬로 이어져 201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게 된다.

화려한 창작진이 만든 소박하고 인간적인 무대


천재 연출가 연출 존 티파니와 극작가 엔다 월쉬, ‘맘마미아!’ 음악감독 마틴 로우, 토니상을 다섯 차례 수상한 무대 디자이너 밥 크로울리, ‘라이언 킹’과 ‘아이다’의 조명 디자이너 나타샤 카츠 등 말 그대로 화려한 창작진들이 합류했다. 화려한 뮤지컬을 생각할 수 있지만 뮤지컬 ‘원스’ 창작진들은 그 반대를 선택했다. 인위적인 화려함을 모두 걷어냈다. 막강한 오케스트라도 없다. 대신 12명의 배우들이 직접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을 연주한다.

뮤지컬 '원스' 공연 사진 ⓒ신시컴퍼니

무대는 더블린의 소박한 술집이 배경인 원 세트 무대다. 배우들은 무대 양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다. 즉 배우들의 등퇴장이 거의 없다. 화려한 군무도 없다. 이야기가 전환되는 순간 배우들은 악기를 들고 발을 구르며 음악을 연주하며 자유롭게 춤을 춘다, 지휘자가 없지만 모든 음악은 서로가 주고받는 눈빛과 느낌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원스’의 배우들은 연기, 노래, 연주, 안무까지 모든 것을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다.

여기에 더해 관객까지 무대 위로 합류시켰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은 무대 위로 올라가 배우들과 사전 버스킹 무대를 함께 할 수 있다. 무대와 객석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는 대형 공연장의 한계를 똑똑하게 극복한 무대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하도록 만든 이런 장치들은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 아름다운 음악, 관객 참여 구성


영화와 다른 설정들을 뮤지컬 무대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멀티플레이어로 무대에 오른 배우들의 열정과 연기 역시 박수받을 만하다. 짧은 등장에도 작품의 묵직한 중심을 잡아주는 배우 박지일과 이정렬이 가이의 아버지 ‘다(DA)’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체코에서 온 이민자 ‘걸(GIRL)’ 역의 배우 박지연과 이예은의 사랑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 역시 눈길을 끈다. 외국인의 독특한 한국어 발음과 억양을 걸의 대사에 적용한 것이 특히 귀에 쏙 박힌다.

아름다운 음악은 뮤지컬 ‘원스’의 가장 큰 무기다. ‘Falling slowly’, ‘Leave’, ‘If you want me’ 등 영화 속 명곡과 ‘Gold’ ‘Sleeping’ ‘The moon’ 등 뮤지컬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곡을 선보인다. 무대 아래 숨겨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닌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음악과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은 ‘원스’에서만 느낄 수 있다.

뮤지컬 '원스' 공연 사진 ⓒ신시컴퍼니

‘원스’는 음악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주는 힘을 보여준다. 아버지 가게에서 일을 하며 버스킹을 하는 가이(GUY), 체코에서 온 이민자로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걸(GIRL), 자식의 꿈을 응원하는 조용하지만 강한 가이의 아버지 다(DA). 작은 도시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안고 살아가는 사랑과 이별이야기에 화합, 용서, 연대라는 가치가 어우러져 ‘좋은 이야기’를 완성해 냈다. 봄의 시작에 만나는 뮤지컬 ‘원스’는 5월 31일(토)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원스’

공연 날짜 : 2025년 2월 19일(수)~5월 31일(토)
공연 장소 :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공연 시간 : 화~금 19시 30분/토, 일 14시, 19시/월요일 공연 없음
러닝 타임 : 15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 연령 : 8세 이상 관람가(2018년생 포함 이전 출생자 관람 가능)
창작팀 : 극본 Enda Walsh (엔다 월쉬)/음악 Glen Hansard & Markéta Irglová (글렌 핸사드 & 마르게타 이글로바)/원작 John Carney (존 카니)/연출 John Tiffany (존 티파니)/안무 Steven Hoggett (스티븐 호겟)/음악 수퍼바이저, 편곡 Martin Lowe (마틴 로우)/무대, 의상디자인 Bob Crowley (밥 크로울리)/조명디자인 Natasha Katz (나타샤 카츠)/음향디자인 Clive Goodwin (클라이브 굿윈)/번역, 한국말 가사 황석희/국내협력연출 이지영/국내 협력 음악감독 김문정/국내 협력 안무 황현정/제작기술감독 유석용/프로듀서 박명성
출연진 :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 박지연, 이예은, 박지일, 이정열, 김진수, 강수정, 임진웅, 박형규, 최성우, 고예일, 곽희성, 최수지, 김민성, 김주연, 민아람, 김경민, 한이, 이라은, 최아빈, 이서연
공연 예매 :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tickets.interpark.com), 신시컴퍼니 (iseens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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