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세력 중심에 그리스도교 집단 있다는 것 부끄럽다”

개신교·천주교 등 그리스도교 연합 단체들 윤석열 파면 촉구 성명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18일 공동성명 발표했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윤석열 탄핵심판 결과가 늦어지는 가운데 개신교·천주교 등 그리스도교 연합 단체에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개신교와 천주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한국신앙과직제)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더욱 부끄러운 것은, 이 시대 극우 세력의 중심에 일부 그리스도교 집단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윤석열이 파면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와 한국 개신교 극우세력의 준동에 큰 우려를 느끼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 상처의 치유를 위해 윤 대통령 즉각 파면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민주주의 출발점은
헌정질서를 짓밟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개신교·천주교 연합단체인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18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한국신앙과직제 신학위원회(공동신학위원장 송용민 신부·양현혜 목사)에서 초안을 작성하고, 공동의장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신앙과직제는 공동성명을 통해 “내란은 종식되지 않았고, 한국사회는 극심한 혼란 속에 빠져 있다. 민주적 헌정질서를 부정한 대통령은 계엄 트라우마로 상처입은 국민에게 사죄하기는커녕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한다. 심지어 이성을 상실한 극우 세력이 사법기관을 난입해 난동을 부리고, 집권 여당은 1987년 국민의 저항으로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이루어낸 민주주의의 소중한 결실 중 하나인 헌법재판소의 권위마저 깎아내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최근의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들에 일부 극우 성향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이 동참하면서, 그리스도교 상징과 언어를 사랑이 아닌 증오에 사용하고 있다. 이로인해 한국교회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신과 반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시민사회가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이 아니라 세상의 어둠”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왜곡하며 불의와 증오의 길을 선택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정의와 사랑의 길로 돌아올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고 한국의 국제사회 위상을 높이는 길은 ‘K-민주주의’의 실현입니다. 그 출발점은 헌정질서를 짓밟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다. 복음의 빛에 비추어 시대를 식별하고 살아가려 애쓰는 한국의 천주교, 정교회, 개신교 그리스도인은 한국사회와 교회에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며 ▲헌재 결정 수용 ▲헌재 선고 이후 화합 ▲증오 부추기는 반복음적 행위 반대를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제 길고 추운 정치적 분열과 증오의 겨울을 끝내야 한다. 주님께로 돌아가 묵은 땅을 갈아엎고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의 씨를 뿌리는 봄을 시작해야 한다. 이 봄에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민주적 헌정질서를 회복한다면,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 상처의 치유를 위해
윤 대통령 즉각 파면이 필요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3월 17일(월)~18일(화) 파주 지지향에 모여 ‘2025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책협의회’를 열고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2025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책협의회’에는 교회협 위원들과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관심을 가진 분들 130여 명이 참석했고, 첫째 날 엄한진 교수(한림대 사회학과)의 ‘혐오 정치에서 정치적 종교 운동으로’ 강연과 민주적 토론회, 영성 강의와 기도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둘째 날, 현 시국과 관련하여 전체 토론을 진행했고, 내용을 정리해 시국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3월 17일(월)~18일(화) 파주 지지향에 모여 ‘2025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책협의회’를 열고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

이들은 시국성명을 통해 “교회협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와 한국 개신교 극우세력의 준동에 큰 우려를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비상식적이고 예외적인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항고 포기가 이어지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마저 지연되면서 국민의 불안감과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박탈하는 정국 혼란은 한시라도 빨리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 상처의 치유를 위해 윤 대통령 즉각 파면을 촉구하고, 더 나아가 지금의 위기를 사회 대개혁의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한국 사회와 교회에 공동체적 성찰과 실천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기독교가 일제강점기와 독재 시기를 거치며 이 땅에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려온 지난 역사를 언급했다. 아울러 일제에 굴종하고, 독재와 국가 폭력에 동참했던 일부 개신교인의 행동을 반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최근 일부 개신교인들의 모습은 민주공화제의 근간을 파괴하고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내란 세력에 동조하고 물리적 폭력까지도 불사하는 극단주의적 세력으로 변질, 타락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한국 사회와 교회의 과제도 강조했다. “생각과 이념의 차이로 갈등하더라도 서로 존중하며 공존과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정치다. 보수, 진보, 중도가 민주주의 질서 안에서 소통하고 협력하며 함께 변화·성숙하는 민주 정치”를 강조하면서 ▲탄핵심판 결과를 수용하고 ▲탄핵 이후 대선을 민주적 성찰의 기회로 삼고 ▲여야가 서로를 악마화하는 정쟁을 멈추고 ▲종교 문화 경제 정치적 이유로 차별과 혐오가 없어야 하고 ▲물리적 폭력을 거부해야 한다고 우리 사회에 호소했다.

이둘은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일부 극우 개신교 집단이 민주 질서를 부정하며 사회 분열을 부추기는 현실을 깊이 우려하며, 한국교회가 다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 자매형제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며 ▲극우에 맞서는 예언자적 사명의 실천 ▲분단 극복을 위한 화해자로서의 사명 실천 ▲소수자와 약자를 돌보는 치유자의 사명 실천을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민주주의 정치는 우리 안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양성 속의 일치를 이뤄가는 소중한 노력이다. 교회 전통도 ‘본질적인 것에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서는 자유를, 모든 것에서는 사랑을’이라는 정신을 추구해 왔다. 그 전통에 따라 우리의 정치와 신앙이 ‘선과 악의 전쟁’이 아닌 ‘선과 선의 경쟁’이 될 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더 깊고 넓어질 것이며, 평등하게 창조된 모두가 행복한 하나님 나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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