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승부’ 김형주 감독 “유아인, 주연배우로서 무책임...막막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승부’

김형주 감독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영화 '승부'를 연출한 김형주 감독이 '마약 투약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출연 배우 유아인에게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개봉을 앞둔 심경도 함께 전했다.

김 감독은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에서 "(이병헌과 유아인이 캐스팅됐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이병헌 배우가 먼저 캐스팅됐는데 그것 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유아인 배우가 캐스팅 돼) 덤으로 하나 더 얻은 듯해서 기뻤고 부담도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연 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무책임할 수도 있고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배우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으로 잘못을 범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가 더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대사처럼 '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막막했다"면서 "어쨌든 출구 쪽에 한줄기 개봉이라는 빛이 보여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감격스럽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승부'는 한국 바둑계 레전드인 조훈현(이병헌 분)과 그의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의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담았다. 이병헌과 유아인이 주연 배우로 출연해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유아인의 '마약 논란'으로 영화 공개가 벽에 부딪혔다. 당초 이 작품은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주연 배우의 마약 논란으로 공개 시기를 못 정하다 극장 상영으로 변경했다.

배우 이병헌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이병헌은 유아인과의 호흡에 대해 "처음에 '승부'를 하게 되고 그 다음 캐스팅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기대감이 커지고, 설레었다"면서 "이런 배우들과 한다면 되게 재밌게 촬영을 하겠구나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유아인 배우와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었다"면서 "촬영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과묵한 후배였다.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장면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하고, 회식도 많이 하고,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알아갈 시간을 많이 못 가졌다"면서 "현장에서 역할에 몰입하고 서로 함께 리허설하면서 대화 맞추는 시간엔 진지한 모습을 보여서 저 또한 그 씬 안에 빠져드는데 용이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병헌은 바둑 소재 영화 안에서 신경 써야 했던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여러가지 자료 화면과 다큐 등을 보면서 정말 이렇게까지 드라마틱한 일들이 실제로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면서 "두 레전드에게 이러한 사연이 있었고 그러한 과정을 보냈다는 게 너무 흥미로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작품을) 하기로 했는데 막상 촬영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바둑판 앞에서 거의 감정 변화 없이 지난 모든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데, 정적인 가운데 폭발하는 감정도 있을 것이고 절망하는 감정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런 여러가지 극단적인 감정을 정적인 가운데 표현해야 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또한 이병헌은 '대국에 대해 얼마나 파악했나'라는 질문에 "일단 바둑을 어떻게 두는지, 바둑을 어떻게 하면 잘 두는 것인지에 대한 건 내게 급선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둑계에서) 사람들이 가지는 일반적 눈빛, 행동, 손짓, 마음가짐, 그리고 질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느낌들. 그리고 자기가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의 포인트에서 나오는 버릇들. 그런 것들을 많이 캐내고 발견하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가 결정 되자마자 바둑판을 집에 두고 아들이랑 같이 영화 끝날 때까지 틈만 나면 바둑을 뒀다. 솔직히 바둑은 아니고 오목을 뒀다"면서 "돌을 놓고 치우고 하는 것을 내가 익숙하게 해야 하니까 그런 것들에 대한 연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소인배처럼 쪼잔한 그런 모습들은 크게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제 안에 이미 너무 많은 소인배 같은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연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고창석(왼쪽부터)과 문정희, 이병헌, 현봉식, 조우진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영화 속에는 바둑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나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저 또한 바둑을 모르는 입장이었고 바둑을 모르고서도 이 영화를 볼 때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놉시스 단계부터 여러 라인으로 작업을 했다"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조훈현 이창호 이 두 사람은 서로를 논하지 않고는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사실 대본도 그랬고 촬영, 편집 부분에서도 밸런스를 많이 고민했다"면서 "이야기의 무게추가 조훈현에 있지만 두 사람의 대결과 성장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국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눴을 때도 어떤 땐 승자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고 어떤 땐 패자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고 그런 감정을 불러오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승부'는 오는 3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승부' 포스터와 예고편엔 유아인의 모습이 빠졌지만, 영화 속 유아인 장면은 편집되지 않았다. 영화 내용 자체가 조훈현 이창호의 대결이 핵심인데다가, 이창호 장면을 대량 거둬내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편집 없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승부' 포스터 ⓒ영화 '승부' 포스터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