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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쏘고 싶다는 김건희, 무장경호원들 통제 못하게 해야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 뒤 ‘총 가지고 있으면 뭐 하냐’, ‘이재명도 쏘고 나도 자결하겠다’며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했고 우리가 보기에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저급하고 위험해 보이는 말이지만 사실로 간주될 충분한 근거가 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에 대해 경찰청 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이 같은 발언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경호처 직원들에 대한 경찰의 심문과정에서 나온 진술로 보인다.

경호처 직원들은 법원이 발부한 정당한 영장청구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해 방해했다. 당시에도 윤석열에 의해 총기사용 지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발언이 알려지니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이다. 물론 남편이자 대통령인 윤석열이 체포된 사실 자체가 배우자이자 영부인으로 적지 않은 심리적 충격을 안겨줬을 수 있고 그에 따른 격한 감정 상태에서 나온 실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명태균 씨의 “김건희가 권력을 쥐고 있잖아”라는 증언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김 여사는 그동안 정부 고위직 인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왔고 공천에 개입했으며 비선실세들을 움직여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심지어 영장이 청구된 김 차장과 이 본부장도 김 여사 라인으로 불려 왔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도 없이 홀로 남은 관저에서 자신에 대한 경호 임무를 맡은 무장한 직원들을 상대로 야당 대표에게 총을 쏘고 싶다는 말, 실제 총기사용을 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는 것은 실언이라고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김 여사가 총으로 쏘고 싶다던 이 대표는 앞서 12.3 내란에서 계엄군의 체포 대상 1순위였으며 지금도 살해위협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사전 치밀하게 준비된 암살을 목적으로 한 흉기 테러도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권력 행사의 정점에 있다고 여겨지는 대통령의 배우자가 무장한 경호처 직원들을 상대로 흉악한 범죄적 발언을 했다는 것은 실제 행동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또 알려진 이 사건 외에도 실제 더 많은 구체적 지휘가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건희 여사는 정말 총기사용을 원했던 건가? 그런 정도의 정신상태라면 무장 경호직원들을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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