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말 바꾼 트럼프 “파월 해임 의도 없다”...중국엔 ‘관세 완화’ 시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까지 거론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의도는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 그러면서도 "금리를 인하할 적기"라며 금리 인하 압박을 계속했다.

중국을 향해선 "친절하게 대하겠다"며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22일(현지 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를(파월을) 해임할 의사가 없다(no intention)"며 "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은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이 금리를 낮추기 적기(perfect time)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의장이 지각하는 대신 일찍 또는 제시간에 왔으면 좋겠다. 늦는 건 좋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파월 의장이 관세 정책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자 이를 비판하면서 해임까지 거론했다.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SNS인 트루스소셜에 "파월 해임은 아무리 빨라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내가 그를 내보내길 원한다면, 그는 정말 빨리 빠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독립성 보장을 위해 임기가 법률로 규정돼 있다. 해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위법 행위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파월 의장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다.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 위협을 두고 불확실성 확대로 받아들였다. 이에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채권 가격과 달러화 가치까지 떨어지는 등 자본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향해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발 물러선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중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강경하게 말하지 않을 것이며, 매우 친절하게(very nice) 대하겠다"면서 "우리는 매우 행복하고 이상적으로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145%의 추가 관세를 완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대중관세가) 그 정도 높게 있지는 않을 것이며 그것은 매우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제로(0%)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도 대중 관세 완화가 언급되고 있다. 앞서 CNBC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지난 22일 JP모건 체이스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비공개 민간 투자자 서밋에서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매우 가까운 시일 내 대중 무역전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세 완화를 언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