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한국 성장률 1.0%, 국제통화기금의 섬뜩한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1월에는 2.0%를 전망했지만 4월22일 발표에서는 그 반토막인 1.0%를 예상했다. 불과 석 달 사이에 전망치가 1.0%포인트나 하락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며, 지금 한국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드러내는 지표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지금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충격의 발원지는 미국발 관세 전쟁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발 관세 전쟁이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누적 0.6%포인트 하향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유독 그 피해가 심각하다. 지난 1월 대비 1.0%포인트라는 하락률은 이번 조사 대상 30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보다 하락률이 큰 나라는 이란, 멕시코, 타이뿐으로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한국이 단연 큰 피해를 볼 것이며, 관세 전쟁의 양 축인 미국(0.9%포인트)과 중국(0.6%포인트)보다도 오히려 크다.

유독 심각한 피해를 뒤집어 쓰고 있는 이유는 우선 구조적으로 내수기반이 취약한 경제 체질 때문이다. 고율 관세는 수출 일변도의 한국경제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으며, 특히 대미·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무역 구조 때문에 더 치명적이다. 수출과 내수의 균형보다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을 추구한 후폭풍이 거세다.

여기에 12.3 내란사태가 촉발한 경제 충격이 겹쳤다. 국제통화기금의 1월 보고서에는 연말 내란사태의 영향력은 미처 반영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경제 위기가 덮쳐오고 있던 가장 좋지 않을 때 윤석열은 내란을 일으켰고, 극우로 기울은 여당은 사태의 조기 수습보다는 정치적 분란을 선택했다. 지난 4개월 동안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정국이 계속되면서 소비도, 투자도 바닥에 처박혔다. 이번 국제통화기금의 전망은 그 경제적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드러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급격한 관세 인상과 불확실성 지속은 세계 경제의 성장을 현저히 둔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세계경제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남기고 있다. "무역 긴장이 더 악화하면 성장률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은 섬뜩하다. 스스로 발밑을 허무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몰고올 영향이 결코 짧지 않을 전망이다.

추경부터 늘려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12조2천억원 규모 가지고는 실질적인 대응책이 될 수 없다. 경제 곳곳의 경색이 이미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10조원을 말하다가 각계 비판에 직면하자 찔끔 올린 추경 가지고는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소득 감소와 매출 하락으로 고사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는 가계와 자영업자, 기업에 온기가 돌 수 있는 수준으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가 추경 증액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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