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관봉권까지...김건희 수사 언제까지 미룰 건가

'건진 법사'로 불려왔던 무속인 전성배 씨가 통일교에서 김건희 여사에 전해 달라는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전 씨는 김 여사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고문 직함을 갖고 있던 사람으로 대선 기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통일교 측이 6천만 원에 달한다는 고액의 선물을 준비해 전달을 부탁했다면 간단한 일이 아니다.

통일교 측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했고, 실제 윤 전 대통령을 독대한 적도 있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전 씨가 이를 주선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정도의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이렇게 비싼 물건을 전달해달라고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전 씨는 목걸이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분실했다고 둘러댄다는 데 이걸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 씨 집에서 나온 5천만 원어치 신권 뭉치도 의심스럽다. 한국은행이 금융 회사에 보내는 방식으로 포장되어 비닐도 벗기지 않은 돈뭉치라는데, 그 돈이 민간인의 집에서 발견됐다니 황당하다. 그간의 사례를 보자면 이런 돈뭉치는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떤 경로를 거친 것인지는 밝혀야겠지만 권력기관의 돈이 전 씨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건데 그 연결고리가 김 여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 씨가 친윤 핵심들에게 청탁을 했다거나, 윤 전 대통령의 장모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모두 다 전 씨의 단독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전 씨와 김 여사 사이에 오간 부정한 거래가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렵다.

검찰은 여전히 수사에 미온적인 듯하다. 어차피 새 정부가 들어서면 특검을 도입해 다 정리할 것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도 나온다. 그러나 특검을 할 때 하더라도 검찰이 자기 임무를 해태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에게 다 떠넘길 것이면 검찰 스스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인정하는 꼴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