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한국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2%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역성장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0.2%로 감소했다.
GDP 성장률은 지난 2022년 4분기 -0.5%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2분기(-0.2%) 역성장을 기록한 후 3분기와 4분기 각각 0.1%의 저성장 상태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으로 성장률 0.1% 이하를 기록한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제시한 1분기 성장률을 0.2%로 전망했으나, 여기에 크게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당시 한은은 2분기 0.8%, 3분기 0.6%, 4분기 0.5% 성장해 올해 연간 1.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은은 지난 17일 4월 통화정책방향에서 올해 1분기 역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하회하면서 연간 성장률도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본질적으로 수출 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에, 무역 긴장은 큰 역풍"이라며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은 물론, 다른 나라를 통한 간접적인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한국은행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 소비, 투자 모든 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이 감소하면서 -1.1% 역성장했다.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등)를 중심으로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소비 부진으로 -0.1%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면서 -0.1%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를 보였으며,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가 줄면서 -2.1%로 역성장했다.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늘어났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성장률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7.9% 늘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의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운수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면서 전분기와 같은 0.0%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0.4%로 뒷걸음질 쳤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 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을 감안한 지표로, 국내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