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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 보이콧, 국정감사에서 제대로 추궁하라

30일로 예정된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에 핵심 증인인 조희대 대법원장이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청문회는 정상적으로 열리기 어려워 보인다.

조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지귀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등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명분은 "사법 독립 보장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오 대법관은 자필로 쓴 의견서에서 "현직 법관으로서 본인이 재판에 관여한 사건에 관한 법리적 견해는 판결서를 통해 표명했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그에 이르게 된 경위나 심증의 형성 과정에 대해 대외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한 재판 사항에 관한 것인 만큼 적절하지 않다고 사료된다"고 밝혔다.

흔히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서 국민이 묻고자 하는 건 재판에 대한 법리적 견해나 판사 개개인이 심증을 형성한 과정이 아니다. 대법원이 지난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사건을 단 9일 만에 판결한 절차를 따지고자 한 것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사건을 먼저 소부에 배당한 후 소부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전원합의체에 넘겨왔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4월 22일 피고 측이 항고심 답변서를 내자마자 대법원 2부에 배당했고, 곧바로 대법원장의 결정으로 전합에 회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 전원 검토 끝에" 전합에 회부했다고 말을 바꿨다.

무엇이 되었건 몇만 쪽에 이르는 공판기록을 대법관들이 제대로 검토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조 대법원장이나 대법관들은 아무 변명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하는 일이면 '그냥 그런 줄 알고 따르라'는 식이다. 사법독립이 의미하는 것이 이런 것이라면 그것은 민주공화국의 원칙이 될 수 없다.

30일의 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난다면 국정감사에서 따져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에 대한 국감에 나설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더 날카로운 질문을 준비해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 결국 판단은 국민이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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